[아시안게임] ‘얼짱’ 정다래, 실력도 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7일 2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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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래(19, 전남수영연맹)는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이다. 부영여고에 재학 중이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모두 준결승까지 올랐던 한국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실력보다 외모로만 기억하려 했다. 정다래는 베이징 올림픽 여자 평영 200m 준결승에서 레이스를 마친 뒤 전광판의 기록을 확인하고서 레인에 기대 실망스러워하던 깜찍한 모습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 '얼짱 스타'로 화제가 됐다.

그 뒤로 실력보다는 '얼짱' 선수로 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정다래는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평영 200m 준결승에서 2분 25초 00에 레이스를 마쳐 전체 16명 중 12위에 머물러 아쉽게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예선 때도 똑같은 기록을 냈는데 정슬기가 지난해 3월 제주 한라배 전국수영대회에서 세운 한국 최고 기록(2분 24초 20)에는 0.8초가 모자랐다.

정다래가 만약 8위 안에 들었더라면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한규철,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 이남은, 2007년 멜버른 대회의 박태환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결승에 오르는 선수가 될 수 있었지만 아쉽게 주저앉았다.

여수구봉초-문수중을 거쳐 올해 부영여고를 졸업한 정다래는 2008년부터 계속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엉뚱하면서도 톡톡 튀는 말과 행동으로 대표팀 내에서는 `4차원 소녀'로 통해 왔다.

주 종목인 여자 평영 100m와 200m에서 국내 최강자인 정다래는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운이 없었다. 평형 50m는 물론 평영 100m, 그리고 혼계영 400m에 출전해 모두 4위에 그쳤다.

하지만 결국 17일 열린 평영 200m에서 2분 25초 02의 기록으로 깜짝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선물했다. 한국 기록은 깨지 못했지만 한국 여자 수영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조희연이 1998년 방콕 대회 접영 200m에서 우승한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정다래는 1982년 뉴델리 대회 3관왕(배영 100ㆍ200m, 개인혼영 200m),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배영 100ㆍ200m)을 차지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그리고 조희연에 이어 한국 여자 선수로는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도 안았다.

정다래는 이날 금메달을 딴 뒤 인터뷰 때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감격스런 눈물을 흘렸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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