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광저우]자상해진 大國, 중국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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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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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자원봉사자 곳곳 배치… “음식값 바가지” 항의에 즉각 값 내려

광저우 아시아경기 선수촌 및 미디어촌과 인접한 지하철 하이방역. 계단을 내려가니 대회 관계자들을 위한 별도의 출입구가 보인다. 유니폼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안내를 한다. 검색대를 지나 지하철을 탈 때까지 자원봉사자들이 즐비하다. 이 역만 그런 게 아니다. 시내 모든 역에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문득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취재했을 때가 떠올랐다.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에 사용할 수 있는 지하철 무료승차권을 줬다.

‘지하철 무료승차’라는 점은 똑같지만 광저우는 다르다. 티켓 한 장 주면 될 텐데 이곳은 수많은 인력이 그 일을 대신하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비효율적이지만 중국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이 정도로 준비했다’는 위세가 느껴진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최근 미디어센터 식당의 음식 값을 내렸다. 비싸다는 항의가 잇따르자 발 빠르게 조치했다.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던 베이징 올림픽 때와는 다르다. 중국 대표팀 단장인 돤스제 체육부 차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선수들은 모두 외교관이다. 열린 마음으로 다른 나라 손님들을 대하고 존경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위 역시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열린 마음으로 손님들을 대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규모만 내세우던 시기를 지나 내실을 갖추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인다.

한국군 병력 규모를 능가하는 약 60만 명 자원봉사자들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간단한 영어도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안내로 되레 폐를 끼치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열정만큼은 대단하다. 메인 미디어센터에는 10석 규모의 안마방도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15분 동안 공짜로 어깨를 마사지해 준 뒤 땀을 뻘뻘 흘리며 “어땠느냐”고 묻는다. 가상함마저 느껴진다.

여전히 문제는 있지만 중국은 달라지고 있다. 본격적인 G2(미국-중국) 시대를 준비하는 중국이 무서운 이유다. ―광저우에서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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