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홍명보호 “주영아, 빨리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9일 03시 00분


북한과 C조 첫 경기 벌떼 수비에 막혀
일방적 공격에도 ‘한 방’ 안터져 0-1패

한국 남자 축구는 아시아에서 최고를 자처한다. 하지만 유독 아시아경기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이후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2002년 부산 대회 때는 월드컵 영웅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알힐랄), 이운재(수원) 등이 뛰었지만 동메달에 머물렀다. 24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은 ‘이번만은 기필코’라는 의지가 강했다. 홍명보 감독도 아시아경기가 열리는 중국 광저우로 떠나기 전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8일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C조 첫 경기를 치렀다. 전반 20분까지 공격점유율은 한국 72%, 북한 28%. 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북한의 벌떼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북한은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가 10명이나 포함됐다. 이번 대회 최강이란 평가다. 월드컵에서 구사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도 그대로였다. 한국 공격수들이 골문을 향해 슛을 할 때마다 공은 어김없이 북한 수비수의 몸에 맞고 튕겨 나갔다.

북한은 몇 차례 안 되는 슛 기회에서 골을 만들었다. 전반 36분 박남철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프리킥을 올렸다. 한국 골키퍼 김승규가 제대로 펀칭해내지 못해 공은 키를 넘어가 버렸다. 뒤에 있던 북한의 안철혁이 헤딩으로 골문 바로 앞에 떨어뜨려준 공을 이광천이 몸을 날려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한국은 후반 20분 북한 박남철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유리한 듯 보였다. 수적 열세에 놓인 북한은 더욱 수비에 치중했다. 북한은 페널티 지역 안에서 한국 공격수 한 명에 수비수 2, 3명이 달라붙어 슛 기회를 차단했다. 한국은 지동원(전남)과 윤빛가람(경남)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전원 수비에 나선 북한의 철통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정력 부족이 뼈아팠지만 이날 경기에 합류하지 못한 박주영의 공백도 절감했다.

결국 한국은 0-1로 패했지만 16강은 무난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24개국이 4개국씩 6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한다. 16강은 각 조 1, 2위 12개국과 조 3위 중 상위 4개국이 올라간다. 한국은 약체 요르단(10일), 팔레스타인(13일)과 나머지 조별리그 경기를 갖는다. 2승을 거둔다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아직 목표인 금메달은 유효하다. 이제 첫 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한편 일본은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중국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중국 홈팬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열린 경기는 당초 우려와 달리 일본 팬과의 충돌은 없었다. 한국이 속한 C조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은 0-0으로 비겼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두 경기 남아… 좋은 약 되길”


▽한국 홍명보 감독=우리가 그동안 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아직 조별리그 두 경기가 남았다. 단판 승부가 아닌 첫 경기에서 이런 경험을 한 것이 좋은 약이 되기를 기대하겠다. 북한은 굉장히 강할 것으로 봤는데 우리 선수들이 버거워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토너먼트에 올라가 다시 만난다면 해볼 만하다.

“장군님 체육방침 잘 따랐다”

▽북한 조동섭 감독=우리 선수들이 한 명이 퇴장당한 속에서도 신심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경애하는 장군님의 체육 방침을 잘 따랐고 선수들이 높은 사상력을 발휘했다. 이번 대회는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교훈을 찾는 데 의미가 있다. 그 후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 목적이다. 조별리그에서 잘돼도 이후 매 경기 힘든 조건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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