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감독 “농사꾼 손 있고, 예쁜 손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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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일 07시 00분


취임 첫날부터 레이더 가동?

“대호야, 우승한번 해보자” 1일 롯데의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양승호 감독(왼쪽)이 이대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양 감독은 범상치 않은 리더십으로 롯데의 새 출발을 예고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호야, 우승한번 해보자” 1일 롯데의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양승호 감독(왼쪽)이 이대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양 감독은 범상치 않은 리더십으로 롯데의 새 출발을 예고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자율야구를 추구하되, 원칙에 어긋나는 선수가 있다면 스타급 플레이어도 가차 없을 것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취임했다. 양 감독은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수단을 향해 “나와 코치진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를 믿고 최선을 다해 뛰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의 뒤를 이어 롯데 사령탑에 올랐다. 야구선수들도 한번쯤은 뛰어보고 싶은 최고 인기구단의 수장이다. 하지만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롯데가 3년 연속 4강에 진출했기 때문에 4강은 필수고, 우승을 목표로 싸워야 한다.

양 감독도 취임식 직후 인터뷰에서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얼굴에서도 다소 긴장한 빛이 감돌았다. 그러나 “아까 선수들과 악수하면서 얼굴은 안 보고 연습을 잘 했나, 안 했나 손을 봤다. 농사꾼 손도 있고 예쁜 손도 있더라. 예쁜 손은 피처였다”는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이제 막 신임 사령탑으로 첫 걸음을 떼는 순간에도 찰나를 놓치지 않고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한 것이다.

양 감독은 이어 “롯데는 1루와 외야 자원은 많은데 2루, 3루, 유격수 포지션이 약하다. 백업요원들 육성에 중점을 둘 것이다”, “방망이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타격에는 리듬이 있기 때문에 고민한다. 이대호, 홍성흔 뿐만 아니라 전준우, 손아섭 등도 눈여겨보고 있다” 등 팀 정비에 관한 생각을 쏟아내기도 했다. 올시즌 중견수로 활약했던 전준우의 3루 컴백 고려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뿐만 아니다. 롯데 선수단은 지난 3년간 ‘로이스터식 자율야구’에 길들여져 있다. 양 감독 입장에서는 앞으로 선수들을 ‘어떤 식으로’ 이끌고 나갈지가 가장 큰 고민이자 과제다. 양 감독은 “나 역시 선수들을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게 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선수들과 겉대화가 아닌 속대화를 하는 코칭스태프가 되겠다”면서 “그러나 야구는 단체운동이다. 정해진 원칙에서 벗어나거나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가 있다면 설령 슈퍼스타라고 해도 곁에 두지 않을 것이다. 이 부분은 분명히 해두겠다”고 못 박았다.

취임식 후 상동 2군 구장으로 자리를 옮긴 롯데 선수단은 시간이 지체돼 러닝으로만 첫날 일정을 소화했고 2일부터 오전과 오후, 두 차례로 나눠 본격적인 합동 마무리훈련에 들어가기로 했다.사직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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