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와~ 추신수…음메 기죽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7시 00분


대표팀 절친 특타 훈련 의기투합

신수 타구절반 홈런에 대호 깜짝

“모자 쓸 거야? 아니면 헬멧?”(추신수)

“모자 쓰는 게 어때?”(이대호)

“그래 좋아. 같이 모자 쓰자.”(추신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AG) 금메달을 이끌 야구대표팀의 두 기둥 추신수(클리블랜드)와 이대호(롯데)가 의기투합해 특별타격(특타) 훈련을 자청하며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둘은 28일 대표팀 3일째 훈련에서 동료들보다 30분쯤 일찍 사직구장에 도착, 서로 번갈아가며 배팅케이지에 섰다. 특타 시작에 앞서 ‘함께 모자를 쓰자’고 맞추는 등 남다른 호흡을 보여준 이들은 연신 펜스를 넘기는 장타를 뿜어 뒤늦게 도착한 동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타에 이어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모든 훈련 스케줄을 소화한 이들의 표정에는 흐뭇한 미소가 감돌았다.

시즌이 끝난 뒤 20일 넘게 휴식을 취해 하루전만해도 “컨디션이 50% 정도”라고 했던 추신수는 이날 훈련을 마친 뒤 “대호와 함께 기분 좋게 (특타를) 잘 했다”면서 “오늘 쳐 보니 70% 정도까지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와 비교할 때 훈련 강도가 세다.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배트가 무거운 느낌이 있지만 대회까지 최고 몸 상태를 만드는데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준플레이오프 당시 오른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이대호는 아직까지 발목 이 완전치 않은 상태. 27일에는 테이핑을 하고 진통제를 먹기도 했지만 “국가대표로서 내가 할 일을 해야 한다”며 “그동안 많이 쉬었기 때문에 내가 먼저 특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도움이 많이 됐다. 점차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추신수와 같은 배팅조에 속한 그는 “(추)신수와 함께 치니까 기가 죽어 못 치겠다. (이)종욱형이나 (이)용규랑 같이 쳤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추신수가 프리배팅 50여개 중 절반 가량을 펜스 너머로 날려보냈기 때문.

부산 수영초등학교 3학년 당시, 추신수는 이대호의 손을 잡고 “함께 운동하자”며 이대호를 야구에 입문시킨 주인공. 2000년 세계청소년대회 우승 기쁨도 함께 누렸던 추신수에 대해 이대호는 “꼭 금메달을 따서 (추)신수가 병역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다른 인연에 각별한 우정까지 갖춘 두 스타. 대표팀에서 클린업 트리오를 이룰 두 선수가 특타까지 자청하며 방망이를 곧추 세우고 있다. 더불어 8년만의 AG 금메달 사냥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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