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이 대포’ 연장혈투 끝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일 03시 00분


10회 회심의 3점홈런… 롯데, 준PO 2차전도 두산 꺾고 2연승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전 “1차전이 그랬듯 5점 이내로 두산 타선을 막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상대도 우리 타선을 5점 이내로 막기 힘들 것이다”라며 난타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두 선발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전날 각각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던 두 팀은 6회까지 롯데가 2개, 두산이 3개를 치는 데 그쳤다. 로이스터 감독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이날도 활짝 웃은 쪽은 그였다.

팽팽하던 승부는 전날처럼 홈런으로 균형이 깨졌다. 주인공은 정규 시즌에서 9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던 롯데 이대호였다.

롯데가 30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을 4-1로 꺾고 2연승했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11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이대호는 1-1로 맞선 연장 10회 선두 타자 김주찬의 안타와 조성환의 고의 볼넷으로 얻은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등장했다. 두산은 이날 안타 2개를 때린 조성환을 피하는 대신 이대호와 정면 대결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이대호는 정규 시즌 타격 7관왕답게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 1볼에서 두산 마무리 정재훈의 3구째 포크볼을 강타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홈런으로 만들었다. 이대호는 “대기 타석에 서 있는데 상황이 조금 웃겼다. 타격 감각이 좋지 않아 그랬던 것 같은데 나도 자존심이 있다. 꼭 이기고 싶었다. 삼진을 당했던 포크볼이라 끝까지 보고 쳤는데 잘 맞았다”고 말했다. 롯데 네 번째 투수 임경완은 3과 3분의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 투수가 됐다.

두산은 초반부터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회 무사 1, 2루에서 삼진 3개를 당했고 2회에도 1사 1, 2루에서 이종욱이 삼진, 오재원이 2루 땅볼로 아웃됐다. 두산은 0-1로 뒤진 7회 롯데 선발 사도스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이성열의 내야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어진 1사 1, 3루에서 김현수가 땅볼을 쳐 3루 주자 이종욱이 횡사했고 김동주까지 삼진으로 물러나며 역전 기회를 날렸다. 김현수는 2경기 연속 무안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3차전을 포함해 이날까지 12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예매를 시작한 3, 4, 5차전 입장권도 모두 매진됐다. 3차전은 2일 부산에서 열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잘 막고 잘 마무리 대만족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대단한 경기였다. 상대를 못 도망가게 잘 막았고 이대호가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대호의 수비력을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데 오늘도 2개의 호수비를 보여줬다. 손아섭은 롯데를 살리는 수비를 했고 황재균은 경기 막판 글러브도 없이 대단한 송구를 보여줬다. 사도스키와 김선우 모두 고비를 잘 넘겼다.

타격감 떨어져… 3차전 최선

▽김경문 두산 감독=무조건 이겨야 했는데 감독이 경기를 잘 못 풀어서 2연패를 당했다. 쳐야 할 타자들이 감각이 안 좋다. 2경기를 졌으니 부산에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 결과적으로는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10회 조성환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낸 것은 1점 내주면 지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선우가 마운드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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