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이택근이 김사율에게 묻다

동아닷컴 입력 2010-09-06 07:00수정 2010-09-0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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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면 전화 잘하면서, 내가 부산가면 왜 연락이 없냐?
“아기 돌보러 곧장 집으로 가야해ㅎㅎ”
롯데 김사율이 경남상고 시절 배터리를 이뤘던 LG 이택근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다시 배터리를 이루고 싶다는 얘기부터 술 한잔을 기울이고 싶은 마음까지.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대화였다. [스포츠동아 DB]
Q1. 결혼하고 더 잘하는것 같은데?
A1. 정말 장점 많아…너도 서둘


Q2. 나한테는 안타 안맞더라…
A2. 올핸 네가 못치는거야 ㅋㅋ


◎애피타이저

LG 이택근(30)은 릴레이 인터뷰 대상자로 오랜 친구인 롯데 김사율(30)을 택했다. 경남상고시절 투수 김사율은 포수 이택근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 2관왕을 합작하며 경남상고의 전성기를 열었다. 김사율은 199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번)에서 지명돼 곧장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택근은 2차 3라운드(전체 24번)에서 현대의 지명을 받았지만 고려대로 진학한 뒤 4년 후인 2003년 프로에 데뷔했다. 경남고 송승준, 부산고 백차승과 동기생인 김사율이 고교 때는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 이택근은 국가대표 외야수로 성장했다. 이택근은 친구 김사율이 프로에서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올 시즌 비로소 롯데 불펜의 한축으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누구보다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다. 김사율은 다음 릴레이 인터뷰 대상자로 경남상고 5년 후배인 SK 정우람(25)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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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택근이 롯데 김사율에게

사율아, 예전 생각 많이 난다. 우리 배터리였잖아. 넌 고교시절 대단한 투수였는데 프로에 들어와서 고생도 많이 하고, 군대도 갔다 오고 많은 일을 겪었지. 늦었지만 올 시즌 잘 던지는 모습을 보니 친구로서 정말 기분 좋다. (송)승준이도 그렇고, 너도 애기 낳고 야구 잘 하는 것 보니까 나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 올해는 중간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구위도 좋아졌으니까 내년에는 더 중요한 선발투수로 자리 잡아라. 고등학교 때 좋았던 그 모습을 보여주기를 친구로서 응원할게.

 
○롯데 김사율이 이택근에게

택근아, 옛날 생각 많이 난다. 고등학교 때 운동도 많이 하고, 열심히 했었잖아. 덕분에 우승 기쁨도 맛볼 수 있었고. 뛰어난 포수였던 너를 비롯해 우리 동기들이 팀워크도 강하고, 수비도 잘하고, 우승도 했기에 평범한 투수였던 내가 돋보였던 것 같다. 같이 대학교 가기로 했다가 내가 프로를 선택하면서 그 뒤론 자주 만나지도 못했네. 가끔씩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땐 ‘대학에 갈 걸’이라고 후회한 적도 있었어. 지금은 그런 생각 안 하지만…. 만약 같이 대학 생활했다면 우리 우정이 더 돈독해졌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너 대학 졸업하고, 프로에 와서 자리 잡고, 또 대표팀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때론 부럽기도 했다. 몸 사리지 않고 항상 열심히 하는 네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항상 잔부상이 많아 힘들 텐데 남은 선수생활 부상 없이 지금 자리에서 롱런하길 바란다.-롯데에서 힘들 때 나보고 ‘다른 팀 가면 기회 있을까’라고 얘기한 적 있었잖아. 올해 완전히 롯데에서 자리를 잡았는데 지금도 다른 팀 가고 싶니?

“제대하고 2군에 있을 때였던 것 같으니까, 2007년 일인 것 같다. 그때 내 말에 넌 다른 팀 가는 게 좋겠다는 말도 했었지. 근데 지금 생각하면 롯데를 떠나 다른 팀 간다는 건 내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 같아. 그보다도 내가 생각을 바꾸니까 많은 게 달라진 것 같다.”

-송승준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결혼하고 나서 더 잘하는 것 같다. 특히 더 침착해진 것 같은데 책임감 때문이야? 아니면 내조 덕분이야? 결혼하면 뭐가 좋으냐?

“무엇보다 결혼하고 나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 마운드에서 생각이 바뀌니까 볼도 좋아진 것 같다. 결혼하면 좋으냐고? 훨씬 좋은 점이 많지. 너도 빨리 결혼해라.”

-아직 네 아기를 보지 못했는데 제일 궁금한 건 피부색이야. 너 닮았냐? 아니면 제수씨 닮았냐? 친구로서 진심으로 널 안 닮기를 바라는데 말이야. 하하.

“짜식, 네가 친구한테 관심이 있었으면 일찌감치 미니 홈피에라도 와서 봤을 텐데 말이다, 하하. 걱정해줘서 고맙다. 피부색은 나를 닮지 않았으니 걱정 마라.”

-언젠가 네가 나를 좋은 포수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기억해? 내가 포수로 공 받아주면 네가 더 잘 던질 수 있을까?

“기억하지, 당연히. 너랑 호흡 맞출 땐 내 마음을 네가 받아 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지. 어차피 배터리는 서로 통하는 마음이 중요하잖아. 네가 포수로 다시? 내 생각에 그건 아닌 것 같다. 이미 훌륭한 포수들 많으니까, 미련 버리고, 네 마음만 내가 받으마. 지금 위치에서도 넌 충분히 잘 어울리고 잘 하고 있잖아.”

-사율아, 그동안 나한테 안타 많이 맞았잖아. 작년까지는 네가 친구라서 치라고 던져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올해는 왜 나한테 안타 안 맞니? 친구로서 그럴 수 있냐? 다음에는 정정당당하게 직구로만 한판 붙자. 변화구 말고. 직구라면 난 몸쪽이든 바깥쪽이든 상관없다. 어때?

“하하. 단언하건데, 치라고 네게 볼을 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네가 잘친 거지. 근데 뭐라고? 그게 내게 할 말이냐? 난 네 생각할 겨를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뭐 직구로만 붙자고? 내가 강속구 투수도 아니고 어떻게 직구로만 너랑 승부할 수 있겠냐. 사실 투수로서 난 타자 이택근이 부담스럽다.”

-승준이하고 너하고 서울만 오면 배고프다고 전화하면서 내가 부산 가면 왜 말이 없냐? 잡혀 사냐? 이번 시즌 끝나고 제수씨 하고 밥 한번 먹자.

“이건 좀 질문이 이상하다. 사실 네가 딱 한번 밥을 사긴 했지, 나는 이제껏 한번 안 샀지만 말이다. 작년까지 2군에 있던 시간이 많다보니, 친구로서 자격지심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는 사직 경기 끝나고 나면 집에 아기 보러 가기 바쁘다. 지나간 건 그렇고, 이제 앞으로 자주 만나 밥 먹자.”

-아직도 술이 의리라고 생각해? 이렇게 말하면 무슨 뜻인지 알겠지?

“무슨 뜻으로 이런 질문 한 거냐? 하하. 어렸을 때 넌 술 한잔 하지 않고, 자기 관리에 철저했지. 난 좀 달랐잖아, 너 알다시피. 아직도 술이 의리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내게 참 소중한 기억이자, 추억이니까. 그리고 그것 때문에 내 야구인생에 큰 차이가 생겼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고 보니 우리 술 한잔 같이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언제 시즌 마치고 술 한잔 하면서 진솔하게 이런저런 얘기 나눠보자.”김사율은?

▲생년월일=
1980년 4월 17일 ▲출신교=감천초∼대신중∼경남상고 ▲키·몸무게=182cm·78kg(우투우타) ▲프로 데뷔=1999년 롯데 입단(1999년 신인 드래프트 롯데 2차 1번·전체 1순위) ▲2009년 성적=8경기 13.1이닝 1홀드, 방어율 9.45 ▲2010년 연봉=3500만원정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정리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 ‘릴레이 인터뷰’는 매주 월요일자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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