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은 논쟁중’…홀리는 변한적이 없는데…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20:13수정 2010-09-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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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선의 칸첸중가 정상 사진은 어디에서든 찍을 수 있는 것이다. 카트만두 외곽에서 촬영할 것일 수도 있다."(8월 21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우리는 논쟁 중이라고 기록된 등정을 모두 성공한 것으로 간주한다."(3일 연합뉴스 인터뷰)

오은선의 칸첸중가 미등정 논란에 대해 엘리자베스 홀리(86)가 최근 언급한 내용이다. 1963년부터 네팔에 머물며 히말라야 고봉 등정 기록을 정리해온 홀리의 한 마디는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높은 신뢰도를 지닌다. 그런 점에서 홀리가 국내 두 언론과 한 발언은 언뜻 상반되게 들린다. 괜히 혼란만 더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홀리는 변한 적이 없다. '오은선의 사진은 어디에서나 찍을 수 있다'는 말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귀에는 확 들어올 만하겠지만 정상 사진이 불명확하다는 이미 알려진 사실을 언급하며 빗댄 말에 불과하다. '논쟁 중'이라고 언급한 것도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다. 홀리의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는 논쟁 중 표시뿐 아니라 등정에 대한 'True/False(참/거짓)'에서 False로 기록된 사람도 등정자 수로 집계한다. 홀리는 5월 3일 네팔에서 기자를 만나 "논쟁 중이기 때문에 논쟁 중이라고 기록한 것이다. 의혹을 제기한 쪽이 의혹을 철회하지 않는 한 논쟁 중 표시를 지울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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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가 오은선의 칸첸중가 등정을 인정했다는 말도 사실과 다르게 알려졌다. '홀리가 인정했다'는 말이 국내에 퍼진 건 오은선이 안나푸르나를 등정한 후인 5월부터다. 이 때도 "14좌 완등을 축하한다"는 홀리의 말을 일부 언론이 '14좌 완등 인정'으로 제목 붙이며 퍼져나갔다. 이후 오은선 역시 홀리에게 인정받았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분명 잘못이지만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엄밀히 말하면 14좌 완등을 했다면 축하한다는 인사였다. 더구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집중적으로 내보낸 지난해 12월 기자회견 때 발언은 홀리가 칸첸중가 논란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이전의 일이다.

일부에서는 누가 홀리에게 그런 권위를 준 것이냐며 홀리에게 매달리는 분위기를 비판한다. 하지만 홀리는 권위를 내세운 적이 없다. 적어도 칸첸중가 미등정 논란에 대해 "나는 기록자일 뿐"이라고 말한 현재는 그렇다. 권위를 부여한 것도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산악인과 언론이었다. 아전인수식의 해석은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우신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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