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공격수 ↔ 수비수 자리바꿈하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일 03시 00분


센터→세터 신선호 “10년만에 원위치 부담”
리베로→레프트 최유리 “공격이 더 재밌네요”

“처음에는 그만두라는 얘기인 줄 알았어요.”

프로배구에서 공격 포지션인 레프트, 라이트, 센터를 오간 선수는 많다. 그렇다면 수비수에서 공격수,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신은 어떨까. 아마 많은 선수가 “배구를 그만두라는 소리”라고 생각할 법하다. 완전히 다른 포지션이어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배구 수원·IBK 기업은행컵이 한창인 요즘 눈에 띄는 두 선수가 있다. 삼성화재 신선호(32)와 GS칼텍스 최유리(26). 두 선수의 공통점은 지난 시즌과 달리 공격수에서 수비수,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뛰고 있다는 점이다.

신선호는 지난 시즌까지 10년간 센터로 뛰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포지션은 세터로 바뀌었다.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할 때 세터였던 그는 당시 삼성화재에 최태웅(현대캐피탈) 등 쟁쟁한 선배들이 있는 탓에 보직을 변경해야 했다. 신선호는 “세터는 10년 만이라 몇 개월 만에 적응하려니 힘들긴 하다”며 “부담이 크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감독님이 세터로 뛸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지만 진짜일 줄은 몰랐다. 충격적이었다”며 웃었다. 신선호는 세터가 된 이상 목표도 있다. 그는 “팀의 전력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잘 된다면 국가대표 세터로도 뽑히고 싶다”고 말했다.

최유리는 원래 공격수였지만 2005년 어깨 수술 뒤 리베로로 전향했다. 6년간 한 번도 공격은 물론이고 서브도 넣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조혜정 감독의 권유로 새 포지션을 받아들였다. 최유리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착실하게 다시 시작하자고 생각했다. 물론 이 선택이 후회될 때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내 역할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색하지는 않다. 오히려 수비할 때보다 공격이 훨씬 재미있다”며 웃었다.

수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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