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SK, 양 팀 모두 ‘굳이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속행됐다. 하루 종일 비가 퍼붓는다는 예보와 달리 문학구장은 경기 개시 시간이 다가올수록 하늘이 갰고, 비는 멎었다. 그래도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관중이 들어왔지만 1948명의 유료관중은 문학구장의 올 시즌 최소관중이었다. 이런 산만한 분위기에서 열린 경기는 양 팀 모두 타선 집중력을 현저히 떨어뜨렸다.
넥센이 먼저 2점을 냈지만 SK도 곧 동점을 만들었고, 5회 대거 4점을 더 뽑아내 역전승을 거두었다. 특히 5회 넥센 수비진은 번트 수비 실수, 포수의 홈 블로킹 미스, 1루 베이스 커버를 못해 1∼2루 사이에 걸린 주자를 살려주는 실수를 연발했다. 이런 악재가 겹치다 결국 SK 최정(사진)에게 2점홈런을 얻어맞고 넥센은 KO 당하고 말았다. 산만한 분위기가 낳은 산만한 플레이로 인해 ‘넥센표 고춧가루’는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