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체전서 만난 미래의 스타들]<1>비산초 6학년 이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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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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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3년만에 단거리 석권 “윗몸일으키기 하루 1000개”

《2004년 전주 전국소년체전 4관왕 박태환은 2008년 중국 베이징에서 올림픽 수영 금메달을 목에 건 첫 번째 한국인이 됐다. 2006년 울산 전국소년체전 2관왕 김국영은 31년 동안 깨지지 않던 육상 100m 한국기록을 올해 갈아 치웠다. 먼 미래가 아니었다. 몇 년 후 소년체전의 스타가 한국 스포츠를 바꿨다. 대전에서 열리는 제39회 전국소년체전 현장에서 ‘미래의 박태환, 김국영’을 꿈꾸는 소년, 소녀들을 만나본다.》

전국소년체전 육상 경기가 열리고 있는 11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100m 여자 초등부 결승선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여덟 명의 소녀 사이로 유독 작고 왜소한 체격의 한 선수가 눈에 띄었다. 또래 선수들보다 10cm가량 작은 150cm의 키와 초록색 유니폼 사이로 드러난 가녀린 어깨와 팔뚝이 눈에 띈다.

○ 소년체전 100m 12초95 우승

한국 여자 육상 단거리의 될성부른 떡잎 이혜연. 출발선에 선 그의 눈매는 여리지만 매서웠다. 그는 또래 선수들보다 작은 체격이지만 타고난 탄력과 성실함으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유근형 기자
한국 여자 육상 단거리의 될성부른 떡잎 이혜연. 출발선에 선 그의 눈매는 여리지만 매서웠다. 그는 또래 선수들보다 작은 체격이지만 타고난 탄력과 성실함으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대전=유근형 기자
운동선수라곤 믿기지 않는 체격이다. 하지만 출발 총성이 울리자 반 박자 빠른 피치로 치고 나가더니 중반 이후 독주를 펼친 끝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2초95. 생애 첫 12초대에 진입한 여자 초등부 단거리 유망주 안양 비산초교 이혜연(12)의 얘기다.

이혜연은 3학년까지 육상부가 없는 삼성초교의 평범한 학생이었다. 체계적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채 출전한 경기도 평가전 여자 초등부 80m에서 3위를 차지한 이혜연을 안양 비산초교 유지은 코치는 놓치지 않았다. 유 코치는 “아파 보일 정도로 호리호리했지만 피치가 남달랐다. 체력만 잘 다듬으면 대성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며 첫 만남을 소개했다.

○ “습득 능력 탁월… 큰 물건 될 것”

2007년 첫 겨울 훈련을 소화한 이혜연은 3개월 만인 2008년 꿈나무선발대회 초등부(4학년 이하) 80m에서 당당히 1등을 거머쥐었다. 처음 뛴 100m 경기인 2009년 꿈나무선발대회에선 5학년임에도 2위에 올랐다. 2010년엔 200m까지 초등 무대를 평정했다.

체격의 핸디캡을 극복한 것은 타고난 탄력과 성실함이었다. 하루 1000개 이상의 복근 운동을 하루도 빼먹은 적이 없단다. 유 코치는 “몸 관리 하는 것을 보면 실업팀 선수 뺨친다. 지시 사항을 습득하는 것을 보면 초등학생인지 어른인지 모를 정도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트랙에서 맨 앞으로 달려 나가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어요. 어른이 돼도 이런 기분을 만끽하며 달리고 싶어요.” 1994년 전국육상선수권에서 이영숙(당시 안산시청)이 세운 여자 100m 한국기록(11초49)을 깨는 그날까지 이혜연의 질주가 계속되길 기대한다.

대전=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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