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청용이란 ‘물건’을 얻었다…‘포스트 박지성’ 한국축구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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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7시 00분


우루과이전 추격골 등 ‘남미 킬러’로

한국축구의 희망 이번 월드컵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포스트 박지성’으로 자리매김한 이청용. 27일(한국시간) 우루과이전에서 1-1 동점을 만든 뒤 오른 손등에 키스를 하며 자신의 월드컵 두 번째 골을 자축하고 있다.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 동아일보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국축구의 희망 이번 월드컵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포스트 박지성’으로 자리매김한 이청용. 27일(한국시간) 우루과이전에서 1-1 동점을 만든 뒤 오른 손등에 키스를 하며 자신의 월드컵 두 번째 골을 자축하고 있다.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 동아일보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청용(22·볼턴)이 ‘포스트 박지성’으로 우뚝 섰다.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아쉽게도 16강 문턱에서 멈춰 섰다. 그러나 못지않게 값진 수확을 건졌다. 바로 이청용의 ‘발견’이다. 아니 ‘발견’이야 진작 했다. 이청용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만한 물건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천적 남미 상대로 2골

이청용은 생애 첫 출전한 월드컵 4경기에서 360분을 소화했다.

그리스와의 1차전 후반 막판 교체 아웃된 것을 빼고는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고 2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이정수와 함께 최다 골(2골)이다. 골문 앞에서의 침착한 마무리 능력, 이름만 대면 알법한 스타플레이어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대범함, 특유의 재간 넘치고 대담한 플레이는 그가 월드컵에서 첫 출전한 ‘새내기’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들었다.

2골 모두 남미 팀을 상대로 넣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남미는 월드컵에서 한국의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번 우루과이 전 패배를 포함해 5경기에서 1무4패로 철저히 열세다. 앞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늘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게 남미 팀이기에 이런 ‘무승 징크스’는 큰 부담이다.

그러나 이청용만은 예외다. 그의 머리와 몸은 세계최강 아르헨티나, 다크호스 우루과이 골문을 발과 머리로 열어젖힌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 직후 “팀이 졌기에 내 골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의 골에서 한국축구는 희망을 봤다.

○향후 10년 한국축구 책임진다

이청용의 나이는 이제 스물 두 살이다.

박지성은 스물한 살에 2002한일월드컵에 처음 나서 이후 8년 간 한국축구를 책임졌다.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했다. 세계에 떡하니 내놓을 만한 선수가 있다는 건 한국 축구의 자랑거리일 뿐 아니라 큰 자산이었다.

박지성의 급성장은 월드컵 직후 네덜란드와 잉글랜드와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서 쌓은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이청용도 마찬가지다. 이미 박지성과 함께 잉글랜드 무대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일곱 번째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박지성과 이영표(알 힐랄), 설기현(포항) 등 2002년 황금세대 이후로는 처음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첫해 활약은 오히려 앞선 선배들을 능가한다.

이청용이 향후 10년 간 한국 축구를 책임질 재목으로 확고히 자리를 굳혔다.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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