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이 월드컵 처녀 출전 팀에 무너지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다.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 팀인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조별리그 탈락했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16회 대회에서 우승한 뒤 2002한일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던 프랑스에 이어 사상 두 번째이자 8년만의 ‘우승 후 조별리그 탈락’이다. 남아공월드컵은 직전 대회 우승(이탈리아), 준우승(프랑스) 팀이 모두 탈락하는 ‘이변의 월드컵’으로 기록됐다.
이탈리아는 25일 오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남아공월드컵 F조 슬로바키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 마지막 경기에서 2-3으로 졌다. 2무1패로 승점 2점에 그쳐 조 꼴찌로 2라운드에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시간 폴로콰네 피터모카바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뉴질랜드전은 0-0으로 끝났고, F조 1위는 파라과이(승점5점), 2위는 슬로바키아(4점)로 결정됐다.
경우의 수를 따져야하는 등 초반 부진을 떠올리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이탈리아는 전반 25분 수비진영에서 패스가 끊겼고 결국 아크서클 내에서 상대 로베르트 비테크에게 오른발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0-2로 뒤진 후반 36분 안토니오 디나탈레의 만회골이 터졌지만, 카밀 코프네크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후반 추가 시간 파비오 콸리아렐라이 추격 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비테크는 이번 대회 3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서며 ‘슬로바키아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독립한 뒤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한 슬로바키아는 디펜딩 챔피언을 꺾고, 첫 출전에서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1998년부터 4회 연속, 역대 8번째 꿈의 무대에 진출한 파라과이는 뉴질랜드와의 90분간 공방전 끝에 무승부를 챙기고 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복귀한 뉴질랜드는 최약체란 예상에도 불구하고 3무로 선전했지만, 16강 꿈은 달성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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