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감독 “후반 초반 흐름 탔을 때 염기훈 슛만 들어갔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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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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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바꿀 찬스 놓쳐 아쉬워24년 전보다 경기내용은 좋아패배 보약 삼아 16강 꼭 진출

재회, 그리고 신경전  24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난 대한민국 허정무 감독(왼쪽)과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양팀 감독이 경기 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재회, 그리고 신경전 24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난 대한민국 허정무 감독(왼쪽)과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양팀 감독이 경기 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 한국 허정무 감독의 말=선수들은 열심히 싸웠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 흐름을 타지 못했다. 아르헨티나가 후반 초반 주춤했을 때 염기훈이 단독 찬스에서 골을 넣었으면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해 주도권을 내줬다. 다음 나이지리아 경기에 집중하겠다. 16강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성용 대신 김남일을 투입한 것은 전반 박주영 원톱을 내세웠다 1-2로 져 후반 이동국을 투입해 투톱으로 골을 만회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후반 초반 흐름은 잡았지만 득점을 못해 아쉽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경기 중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몸싸움에 대해 우리 벤치에 계속 불만을 표시해 대기심에게 조용히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매너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후반에 실점하지 않았으면 리오넬 메시를 더 철저히 봉쇄하려고 했는데 경기 흐름이 우리 쪽으로 흘러 만회하려고 하면서 실질적으로 메시를 막을 수 없었다.

24년 전 1-3, 이번에 1-4로 졌지만 점수차는 큰 의미가 없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지금 선수들이 훨씬 좋은 경기내용을 보였다. 실점은 많이 했지만 경기를 하다 보면 골을 많이 내줄 수도 있다. 점수차가 벌어졌다고 경기내용까지 안 좋다고 하면 안 된다.

오범석과 차두리는 서로 장단점이 있다. 우리가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이겼지만 그때 차두리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오범석은 오늘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이제 나이지리아와의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16강 진출을 위해 분석해 대비하겠다. 오늘 아르헨티나는 경기를 잘했다. 우린 부족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오늘의 패배가 다음 경기의 보약이 될 것으로 믿는다.

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라도나 “한국은 우릴 전혀 통제 못했다”
한국팀 비디오 봤을 때도 걱정한 적 한 번도 없어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말=기분이 최상이다. 우리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그동안 훈련을 잘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23명이 다 잘했다. 한국은 우리를 그 어떤 순간에도 통제하지 못했다. 수비수 데미첼리스의 실수로 1점을 한국에 내줬지만 우리가 경기를 주도했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실점한 뒤 우리는 후반에 더욱더 열심히 뛰었고,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선수들에게 만족한다.

한국팀의 비디오를 봤을 때 한 번도 걱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전까지 우리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테베스는 박지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선수들은 한국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두 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최고의 선수 23명과 함께 잘하고 있다. 해외파가 많아 팀을 하나로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이 좋아지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해 나가겠다.

나는 항상 선수들을 도와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봤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간 많은 것을 배우고 선수들을 지도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는 선수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인 그리스전에 대해선 너무 깊이 생각하기 싫다. 상대도 중요하지만 전체를 봐야 한다. 선수들이 힘내라고 포옹과 키스를 해줬다. 끝난 뒤에는 수고했다고 해줬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미셸 플라티니가 나를 비난했다고 해서 나도 비난했는데 플라티니가 그런 적 없다고 편지를 보내왔다. 나도 미안하다.

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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