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월드컵]왔노라, 뛰었노라, 이겼노라… 16강 코리아 ‘약속의 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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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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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 더반 ‘모저스 마비다 스타디움’
◀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
■ 미리 가본 한국 조별리그 경기장 3곳

《남아공은 한국에 ‘약속의 땅’이 될 것인가.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2일 그리스와의 B조 첫 경기를 시작으로 17일 아르헨티나, 23일 나이지리아와 각각 남아공 3개 도시의 경기장에서 맞붙는다. 한국이 조별리그 경기를 벌일 남아공 3개 도시와 각 경기장을 소개한다.》

○ 포트엘리자베스와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

그리스를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이곳에서 한국은 이번 월드컵 16강 진출 성공 여부가 거의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조별 리그에서 한국이 상대해야 하는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에 비해 해볼 만한 상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포트엘리자베스는 남아공 이스턴케이프 주의 해안 도시로 알고아 만을 따라 16km나 바다를 접하고 있는 아프리카 해양 스포츠의 메카다. 좋은 해변이 많아 케이프타운과 함께 남아공의 대표적인 휴양 도시이자 관광 도시로 꼽힌다. 바람이 많이 불어 ‘바람의 도시’라는 별칭이 있다. 인구는 99만 명(2006년 기준)이며 남아공 제3의 무역항이다. 이번 월드컵이 열리는 6월 평균 날씨는 최저 섭씨 9도에서 최고 20도로 선선한 편이며 강수량은 연중 가장 많다.

그리스와의 경기가 열리는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은 시내 도심 중앙에 있는 노스엔드 호수를 굽어보는 환상적인 위치에 세워져 있다. 2억7000만 달러를 들여 2009년 완공됐다. 남아공에서 인기 있는 럭비와 축구 경기가 열리며 수용 인원은 4만5000명. 추가로 4000개의 좌석을 설치할 수 있어 4만9000명까지 수용한다. 지붕 구조 경기장으로, 꽃잎을 연상시키는 지붕 모양 때문에 ‘선플라워(해바라기)’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 요하네스버그와 사커시티

한국이 두 번째 경기를 치를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 최대 도시이자 면적으로 세계 40대 도시 중 하나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번영한 상공업 도시이며 인구는 2007년 기준 388만여 명, 광역 개념으로는 715만 명에 이른다.

요하네스버그 공항은 아프리카 대륙의 관문이다. 현지인들은 ‘조버그’라고 부르는 이곳을 통해 아프리카 여행지를 오간다. 남아공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케이프타운은 이곳에서 항공기로 2시간 10분 거리에 있다. 요하네스버그는 해발고도 1753m의 내륙고원에 위치해 있다. 한국이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 휴게소에 ‘저산소방’을 만들고 고지 적응 훈련을 한 것도 바로 요하네스버그에서 치를 아르헨티나전 때문이다. 요하네스버그는 원래 황무지였으나 1886년 금광이 발견되면서 금광업이 급속도로 발전해 1911년에는 유럽인만으로도 주요 해안 도시인 케이프타운의 4배나 되는 인구가 됐다. 현재 요하네스버그 상업 중심 지역은 현대식 고층 빌딩이 가득 들어섰다.

남아프리카에선 가장 현대화되고 부유한 도시로 꼽히지만 그늘도 있다. 전체 인구의 37%가 무직자일 정도로 빈부 격차가 심하다. 무직자의 91%가 흑인. 여기에 불법 이민자들까지 가세해 요하네스버그의 범죄율을 높이고 있다. 아르헨티나전이 치러질 축구 전용 경기장 사커시티는 요하네스버그 소웨토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 남아공축구협회 본부가 있다. 남아공-멕시코의 월드컵 개막전과 7월 12일 결승전이 치러질 메인 경기장인 사커시티는 관중 9만4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프리카 대륙 최대 규모다. 1989년에 완공됐지만 개보수를 거쳐 2009년 다시 개장했다. 이 경기장은 ‘칼리바시’라 불리는 아프리카 전통 토기 모양을 형상화했고 경기장 바깥을 장식한 다양한 색상의 타일은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를 상징한다. 건물 밑부분에 설치한 조명 장치는 항아리에 불을 지피는 것 같은 시각 효과를 낸다. 경기장은 자동차로 이동하면 요하네스버그 시내 중심가에서 서남쪽으로 30분, 공항에서 45분 정도 거리에 있다.

○ 더반과 모저스 마비다 경기장


한국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를 더반은 인구 350만 명의 남아공 제3의 도시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활기찬 무역항 도시이자 관광 휴양 도시다. 인도계 주민이 총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해 도심에는 아시아적인 색채가 짙다고 알려져 있다. 1824년 케이프 식민지로부터 이주해 온 영국인들에 의해 건설됐다. 도시의 이름인 더반은 당시 케이프 식민지 총독 B. 더반 경의 이름을 딴 것.

낮은 구릉지대인 시의 중앙부엔 주택지가 형성돼 있고 남쪽이 항만을 이루고 있다. 6월은 평균 기온이 11∼23도에 강수량도 1년 중 가장 적은 28mm로 쾌적한 날씨를 자랑한다.

나이지리아전을 치를 모저스 마비다 경기장은 전 남아공 공산당 총재 모저스 마비다의 이름을 땄다. 지난해 완공됐고 수용 인원은 7만 명. 경기장 중앙을 가르는 350m 길이의 철골 아치는 영국 런던의 유명한 웸블리 경기장을 연상시킨다. 한쪽 끝이 벌어져 ‘Y’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남아공 국기의 ‘Y’ 모양에서 따온 것이다. 한때 흑백분리 정책으로 나뉘었던 나라가 하나가 되었다는 의미를 담았다. 550개의 계단을 걷거나 케이블카를 타면 아치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고 정상에선 더반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관중석의 88%를 가리는 유리 섬유 소재의 지붕은 경기장에 불이 켜지면 반투명으로 은은하게 빛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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