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통신원수첩] 월드컵 ‘도박 특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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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단판 승부로 끝나는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의 슈퍼볼이 스포츠 도박 가운데 으뜸이다. 하지만 이런 슈퍼볼도 월드컵 앞에서는 작아진다.

라스베이거스 도박업자들은 전 세계에서 남아공 월드컵에 합법적으로 베팅을 하는 금액을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예상하고 있다. 역대 최고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모인 돈은 13억 달러. 2월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슈퍼볼 때 베팅된 액수는 8273만 달러였다.

스포츠 베팅은 매우 다양하게 이뤄진다. 예를 들면 12일 잉글랜드-미국 전에서 23가지의 베팅이 가능하다. 잉글랜드가 1 대 0으로 이길 확률이 5 대 1이고, 미국이 3 대 2로 승리할 경우는 66 대 1 등으로 나타난다.

더스프레드닷컴(thespread.com)에 따르면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은 스페인으로 4 대 1이다. 브라질은 9 대 2다. 우승 확률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한다. 지난달 21일에는 스페인의 우승 확률이 7 대 2였으나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4 대 1이 됐다. 잉글랜드는 6 대 1, 아르헨티나는 13 대 2로 우승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이다. 한국은 250 대 1이다. 1달러를 베팅해 한국이 우승하면 250달러를 배당받게 된다는 뜻이다. 북한은 2000 대 1이고, 뉴질랜드는 2500 대 1로 32개 출전국 가운데 최하위다.

월드컵에 베팅이 몰리는 원인은 축구는 범세계적이고 대회가 4년마다 벌어지며 32개국이 출전하는 데다 애국심이 겹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라스베이거스는 금융위기로 최근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MGM 그랜드호텔의 카지노도 절반이 개점휴업 상태다. 그나마 남아공 월드컵 특수로 숨통이 트이고 있는 셈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문상열 기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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