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영웅 고원준은 류현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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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1일 07시 00분


16-1…‘5·19 문학벌 충격’ 그 후

김성근.스포츠동아DB
김성근.스포츠동아DB
이순철 해설위원, 넥센 벤치 찾아 극찬
SK“어쨌든 1패일뿐”…정신력 재무장


SK 김성근 감독은 20일 문학구장 필드에 나와 있었다. 트레이닝복 차림에 직접 배팅볼을 올려주고 있었다. 바로 하루 전만 해도 “감독실 안에만 있었다”고 했던 그였다. SK에 이상징후가 느껴지면 늘 그런 김 감독이다. 하루 전 SK는 넥센에 1안타밖에 치지 못했다. 반면 19안타 16실점을 했다.

김 감독이 배팅박스 뒤에 꼿꼿이 버티고 서 있자 가뜩이나 진지한 SK 훈련장은 엄숙함마저 감돌았다. 전날까지 화두였던 김광현-류현진 맞대결 이야기는 꺼낼 계제가 아니었다.

19일 참패 직후엔 일체 추가훈련 없이 귀가했다. 투수조의 베테랑 가득염이 “어쨌든 1패”라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박정권은 “그런 날은 충격 먹고 끝내야지 특타 쳐봤자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20일엔 주장 김재현이 “즐기면서 하자”고 다시 한번 선수들의 정신 재무장을 강조했다.

뜻밖의 대승을 거둔 넥센 선수단도 겉으론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란 뿌듯함과 무언의 자신감이 배어나왔다. 특히 깜짝 선발승을 거둔 고원준은 취재 공세가 밀려들었다. MBC-ESPN 이순철 해설위원은 고원준을 두고 “어제 던진 것만 보면 김광현, 류현진에 필적할 만하다. 완급조절과 제구력이 프로 2년차 신인 같지 않다”고 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어제 커브는 전성기의 이대진을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넥센은 “고원준은 사실 2군에서도 노히트노런급 피칭을 수차례 했었다”라며 준비된 이변이라고 들려줬다. 어느덧 순위와 관계없이 신(新)천적관계로 떠오른 양 팀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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