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감독·캡틴 박지성의 사람들] 방장 지성&방졸 청용 16강 ‘용꿈’ 이심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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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1일 07시 00분


2010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예비엔트리 30명이 발표됐다. 73년생 이운재(수원)와 89년생 막내의 나이차는 무려 16살. 이 가운데 7명은 남아공까지 함께 갈순 없지만 30명의 태극전사들은 10일부터 동고동락하며 한국축구의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박지성(맨유)을 중심으로 허정무호의 인(人)라인을 살펴본다.
허정무와 한배 탄 10년지기 코칭스태프

절친한 지성·청용 2인 1실땐 ‘룸메이트’

캡틴을 웃게만드는 소문난 남자 박주영

조원희도 박지성과 ‘김남일파’ 멤버 친분

○허정무호의 핵심을 이루는 시드니 인연


허정무 사단의 특징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췄던 사람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수석코치, 김현태 GK코치 등이 당시 코칭스태프다. 여기에 박태하 코치가 막내로 합류했다는 점만 다르다.

시드니올림픽 멤버들은 허정무호에서 핵심멤버로 자리 잡았다. 박지성을 비롯해 이동국(전북), 이영표(알 힐랄), 이운재 등이 시드니 멤버다.

박지성, 이영표, 이운재는 시드니올림픽 이후 줄곧 대표팀 주축 멤버로 활약하며 한국축구를 이끌었다. 3명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의 주역이 됐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이동국의 행보는 달랐다. 2002년 월드컵에서 최종엔트리 탈락의 아픔을 맛봤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에게는 이번이 옛 동료들과 함께 세계무대에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찬스다.

○박지성의 방졸 이청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함께 뛰는 박지성과 이청용. 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볼턴을 대표하는 스타다. 하지만 이청용은 박지성만 만나면 작아진다. 이청용이 대표팀에서 직접 대한민국의 아이콘 박지성을 모시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1인1실이 기본이지만 2인1실이 되는 경우 박지성의 룸메이트는 이청용이 된다.

이청용은 볼턴으로 이적하며 박지성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 영국축구 적응에서부터 한국음식을 구하는 것까지. 그렇다보니 이청용은 박지성이라면 꼼짝 못한다. 볼턴과 맨체스터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둘은 종종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선배 박지성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청용을 향해 종종 짓궂은 농담을 하는 것도 워낙 둘이 허물없이 지내는 선후배 관계이기 때문이란다.

○제2의 박지성은 김재성(?)


‘박지성의 후계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가운데 대표팀 내에서는 제2의 박지성으로 김재성(포항·사진)이 지목받았다.

김재성은 박지성 처럼 많이 뛰는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고, 포지션도 측면 윙어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 유사하다. 게다가 김재성은 대표팀에서는 유일하게 한 명 있는 박지성의 고교 후배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박지성이 그랬던 것처럼 김재성도 허정무 감독의 눈에 띄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지성과 김재성 모두 얼굴에 여드름이 많이 나는 등 피부가 좋지 않다는 점도 둘을 비교하게 만든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12년 태극마크 동기 박지성, 이영표


박지성과 이영표는 시니드올림픽에서부터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다. 2002한일월드컵 직후에는 나란히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하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나갔다.

2005년 여름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자 이영표 또한 토트넘 홋스퍼로 팀을 옮기며 영국으로 함께 이주했다. 둘이 잉글랜드에서 맞대결을 펼치며 경기 도중 손을 맞잡은 장면은 외국 언론에서도 대서특필 됐을 정도였다. 2년 후 이영표가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하며 둘은 다른 길을 가게 됐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만나 우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남일파의 일원 박지성

2002한일월드컵 직후 선수들의 친분관계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일명 ‘김남일파’다. 김남일(톰 톰스크·사진 위쪽)을 필두로 박지성, 이을용(강원) 등 일부 선수들이 함께 뭉치면서 파벌 아닌 파벌이 형성된 것. 이후에 조원희(수원·사진 아래쪽) 등 새로운 젊은 피가 수혈되며 김남일파의 사세가 확정된다. 김남일의 아내 김보민 KBS 아나운서가 박지성을 ‘꼬물이(김남일의 첫 아이 태명) 삼촌’이라고 불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지성이 한국에 들어와 휴식을 취할 때 빠지지 않고 만나는 이들이 바로 ‘김남일파’의 일원들이다.

조원희는 2008년 잉글랜드 위건으로 이적해 박지성과 더 가까워졌다. 맨체스터와 위건은 차로 멀지 않은 거리다. 이런 이유에서 인지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몸 풀기 훈련을 할 때 조원희와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박지성의 유일한 동급(?) 박주영


대표팀에서 박지성에게 가장 많이 농담을 던지며 편하게 대하는 주인공은 후배 박주영(AS모나코)이다. 박지성과 함께 한국축구를 책임지는 선수로 지명 받은 박주영. 활달한 성격에 말을 잘하기로 소문난 그는 박지성에게 유일하게 짓궂은 농담을 쉽게 던지는 후배다.

언론에서 비친 박주영의 모습과 훈련장에서 드러난 모습은 천양지차이다. 박지성을 가장 많이 웃게 만드는 주인공도 박주영이다.

둘은 외국 매체들이 한국축구를 말할 때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선수들이다. 박주영은 프랑스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으며 주목을 받았다. 박지성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스타 중 한명. 박지성에 이어 유럽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가 바로 박주영이다. 유럽의 체격과 체력이 뛰어난 수비수들과의 경쟁에서 박지성처럼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도 닮은 점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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