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서향순 씨(43). 당시 그는 17세 여고생 궁사로서 사상 첫 올림픽 양궁 챔피언에 올랐다. 금메달을 딴 뒤 “팥빙수가 먹고 싶다”는 천진난만한 소감을 밝혀 화제를 뿌렸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40대 중반이 된 그의 딸은 미국에서 골프 유망주로 꿈을 키워 가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1학년인 박성민(19)이 그 주인공이다. 박성민은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즈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기아클래식에 초청을 받았다.
서 씨의 남편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유도 86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경호 씨(47). 태릉선수촌에서 처음 만나 8년의 열애 끝에 결혼한 이들 부부에게 박성민은 큰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4년 부모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으로 유학을 떠나 골프를 시작한 그는 구력은 짧지만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금세 미국 주니어 무대의 강자로 떠올랐다. 2008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 핑피닉스대회에선 우승했다. 장신인 엄마(172cm)와 아빠(187cm)의 피를 물려받은 그는 178cm의 큰 키에 280야드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장타를 지녔다. 지난해 4년간 골프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한 박성민은 “LPGA투어는 첫 출전이라 잘 못할까봐 부담이 크다. 일단 컷 통과가 목표다. 많이 배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궁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서 씨는 “양궁과 골프는 비슷한 점이 많다. 가끔 딸의 캐디를 맡으면 바람 체크는 내가 더 잘한다”며 웃었다. 서 씨의 둘째 아들 박성대(16·191cm)는 야구선수다. 집안에 각종 운동기구를 설치해 두고 아이들에게 직접 웨이트트레이닝을 가르치고 있는 서 씨는 “선수 때 경험이 도움이 된다. 운동선수에게는 강한 훈련과 정신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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