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궁의 딸, LPGA 큰일 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7일 03시 00분


서향순씨 큰딸 박성민
장타로 美 J무대 ‘우뚝’
다음주 기아클래식 출전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양궁 금메달 리스트 서향순 씨(왼쪽)와 큰딸 박성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양궁 금메달 리스트 서향순 씨(왼쪽)와 큰딸 박성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서향순 씨(43). 당시 그는 17세 여고생 궁사로서 사상 첫 올림픽 양궁 챔피언에 올랐다. 금메달을 딴 뒤 “팥빙수가 먹고 싶다”는 천진난만한 소감을 밝혀 화제를 뿌렸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40대 중반이 된 그의 딸은 미국에서 골프 유망주로 꿈을 키워 가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1학년인 박성민(19)이 그 주인공이다. 박성민은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즈배드의 라코스타리조트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기아클래식에 초청을 받았다.

서 씨의 남편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유도 86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경호 씨(47). 태릉선수촌에서 처음 만나 8년의 열애 끝에 결혼한 이들 부부에게 박성민은 큰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4년 부모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으로 유학을 떠나 골프를 시작한 그는 구력은 짧지만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금세 미국 주니어 무대의 강자로 떠올랐다. 2008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 핑피닉스대회에선 우승했다. 장신인 엄마(172cm)와 아빠(187cm)의 피를 물려받은 그는 178cm의 큰 키에 280야드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장타를 지녔다. 지난해 4년간 골프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한 박성민은 “LPGA투어는 첫 출전이라 잘 못할까봐 부담이 크다. 일단 컷 통과가 목표다. 많이 배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궁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서 씨는 “양궁과 골프는 비슷한 점이 많다. 가끔 딸의 캐디를 맡으면 바람 체크는 내가 더 잘한다”며 웃었다. 서 씨의 둘째 아들 박성대(16·191cm)는 야구선수다. 집안에 각종 운동기구를 설치해 두고 아이들에게 직접 웨이트트레이닝을 가르치고 있는 서 씨는 “선수 때 경험이 도움이 된다. 운동선수에게는 강한 훈련과 정신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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