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노승열 ‘그린 쿠데타’… 유러피언투어 최경주 제치고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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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7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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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열
최경주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
마지막홀 회심 버디로 1타차 V

무서운 10대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이 유럽프로골프투어(EPGA)투어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아시아투어 공동 주최)에서 아저씨 뻘 최경주(40)를 한 타 차로 누르고 시즌 첫 승이자 생애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쿠알라룸푸르골프&CC(파72·699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노승열은 최경주와 마지막 홀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펼친 끝에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1타차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선두와 1타차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노승열은 1번홀(파4)과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전반에만 2타를 줄였다. 11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노승열은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16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최경주를 제치고 단독 선두가 됐다.

하지만 우승까진 멀었다. 앞 조에서 플레이한 최경주가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올라선 채 경기를 끝냈다.

노승열은 마지막 18번홀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긴장한 탓인지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벗어나며 10번홀로 날아갔다. 노승열은 숲을 넘기는 세컨드 샷을 시도했다. 다행히 샷은 숲을 넘어 18번홀 그린쪽으로 향했지만 볼은 그린 뒤쪽의 갤러리 스탠드 쪽에 떨어졌다.

또 한번의 위기. 3m 내리막 파 퍼트를 놓치며 우승컵을 내준 2006년 매경오픈에서의 뼈아픈 패배가 재현되는 듯했다. 무벌타 드롭을 받은 노승열은 연습 그린 울타리 근처에서 세 번째 샷을 시도했다. 칩샷을 홀에 붙이면 우승이 가능하지만, 실수할 경우 2위 자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노승열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그린과 샷 지점을 오가며 라이를 확인한 노승열은 몇 번의 연승 스윙 끝에 회심의 샷을 날렸고, 볼은 홀 50cm에 가볍게 떨어졌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도 실수 없이 칩샷을 홀에 붙인 노승열은 버디로 마무리하며 연장전을 기대하던 최경주(13언더파 275타)를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33만3000달러의 우승 상금과 함께 EPGA 풀시드라는 전리품까지 획득했다. 선수 대기실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최경주는 조카뻘 노승열의 우승에 웃음으로 반겼다.

장타자 김대현(22ㆍ하이트)은 공동 19위(5언더파 283타), 김형성(30)은 공동 28위(3언더파 285타)에 머물렀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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