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결정 뺨치는 ‘개인상 혼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5일 03시 00분


MVP
함지훈-조성민-문태영 윤곽

신인상
박성진, 허일영에 한발 앞서

감독상
유재학-전창진 자존심 싸움

프로농구 정규시즌이 7일 끝난다. 이쯤 되면 팀 순위와 개인상의 윤곽이 드러날 만한데 여전히 안갯속에 가려 있다. 한국농구연맹은 혼전 양상이 심해지면서 최우수선수(MVP), 신인, 감독 등 개인상에 대한 기자단 투표 마감을 당초 5일에서 이틀 늦추기로 했다.

MVP는 모비스 함지훈이 유력해 보였다. 지난해 함지훈은 모비스를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MVP 투표에서 15표에 그쳐 53표를 얻은 SK 주희정(당시 KT&G)에게 밀렸다. 주희정은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도 MVP의 영광을 안는 진기록을 세웠다.

MVP에 다시 도전하는 함지훈은 올 시즌 늘 40분 가까이 뛰며 득점뿐 아니라 리바운드와 어시스트에서도 고르게 활약하며 모비스 전력의 핵으로 떠올랐다. 모비스가 선두를 질주하면서 그의 MVP 등극 가능성은 높아져갔으나 최근 KT가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트로피의 주인공은 알 수 없게 됐다.

KT는 눈에 띄는 스타보다는 탄탄한 조직력이 장점이기는 해도 제대 후 복귀한 조성민이 돋보인다. 투지가 넘치는 조성민의 가세로 KT는 지난 시즌 꼴찌의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 끈끈한 팀컬러를 갖췄다.

LG 혼혈 선수 문태영의 뒷심도 매섭다. LG는 최근 팀 창단 후 최다인 9연승을 질주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같은 기간 평균 22.6점을 퍼부은 문태영이 있었다. 다만 MVP는 국내 선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미국 국적 보유자인 문태영은 자격 논란에 휘말렸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 레이스에서는 전자랜드 박성진이 오리온스 허일영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허일영(평균 10.3득점, 3리바운드, 0.8어시스트)과 박성진(평균 8득점, 2리바운드, 3.6어시스트)은 개인 기록이 엇비슷하다. 허일영은 오리온스가 최하위에 처져 있는 게 핸디캡인 반면 박성진은 전 경기 출전으로 가산점을 받고 있다.

서울 상명초등학교와 용산중학교 동창인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KT 전창진 감독은 나란히 감독상을 3번씩 받았다. 둘 중 누가 받더라도 최다 수상자로 나서기에 자존심 대결이 뜨겁기만 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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