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올림픽] 김연아, 쇼트 78.50점…아사다 73.78(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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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1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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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해냈다. 24일 오전 (한국시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김연아가 역대 최고점 78.50의 연기를 마친 후 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아가 해냈다. 24일 오전 (한국시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김연아가 역대 최고점 78.50의 연기를 마친 후 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역시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한 걸음 다가섰다.

김연아는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44.70점과 예술점수 33.80점을 합쳐 78.5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자신이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세웠던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6.28점)을 2.22점 앞선 놀라운 점수다.

이에 따라 김연아는 오는 26일 오전 10시에 펼쳐질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한국인 최초다. 아시아 선수로는 지난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일본의 아라카와 시주카에 이어 두 번째 이룬 쾌거다.

김연아에 앞서 22번째로 연기를 펼친 '우승 라이벌' 아사다는 자신의 시즌 베스트보다 10점 이상 높은 73.78점을 받아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어 출전한 김연아가 기술과 예술점수에서 모두 아사다를 추월, 아사다의 여왕자리는 ‘5분 천하’가 되고 말았다.

김연아와 함께 한국 대표로 출전한 곽민정(16.군포 수리고)은 2조 네 번째로 나서 53.16점으로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따냈다.

곽민정의 기록은 지난 1월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획득한 자신의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인 53.68점에 0.52점 뒤지는 점수지만 안정적인 연기로 올림픽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곽민정은 "꿈에 그리던 첫 올림픽 무대였기에 짜릿했다"며 "긴장하기 보다는 즐기면서 한 것이 만족스런 연기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위의 지나친 부담감도 아사다와 라이벌 경쟁도 금메달을 향한 김연아의 의지 앞에서는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자신이 가장 꺼리는 '마지막 연기자'를 피해 5조 세 번째로 빙판 위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영화 '007시리즈' 가운데 가장 귀에 익숙한 기타 솔로의 제임스 본드 주제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김연아는 올림픽을 대비해 장착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멋지게 성공시키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올 시즌 유독 실패가 잦았던 트리플 플립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까다로운 점프를 실수없이 뛴 김연아는 기본 싯스핀 동작에 이어 양손을 깍지 껴서 위로 들고 공중에 떠 있는 다리를 엉덩이 쪽으로 향하게 하는 소위 '브로큰 레그(broken leg)' 동작인 레이백 스핀으로 안정된 연기를 이어나갔다.

스파이럴 시퀀스도 우아하게 표현해내며 퍼시픽 콜리세움에 꽉 들어찬 14,200명의 만원 관중들을 매혹시킨 김연아는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플라잉 싯 스핀에 이어 다음 과제는 '007 주제곡'의 백미로 손꼽히는 스텝 시퀀스. 제임스 본드의 등장을 알리는 묵직한 전자기타의 낮은 음악에 맞춰 스텝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마지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회전축이 되는 발을 바꾸는 스핀)에서 카멜 스핀과 싯 스핀을 연속으로 시도하고, 발을 바꿔 왼발을 머리끝까지 들어 올린 채 회전하는 'I 스핀' 등 기본 동작을 처리하고 2분50여초의 연기를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자신의 연기에 만족한 듯 환한 표정을 지었다. 브라이언 오셔 코치도 껑충뒤며 기뻐했다. 관중들도 세계 최고 기량을 뽐낸 김연아를 향해 우레와 같은 함성과 기립박수로 격려했다.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초조하게 점수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78.50점의 높은 점수를 받자 기쁜 표정으로 오셔 코치와 포옹을 나눴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 다시보기 = 김연아,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8.50)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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