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코리아’ 체육과학硏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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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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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분석으로 금메달 조력
올 창립 30돌… “투자 늘려야”

1980년 세워진 체육과학연구원은 금메달의 산실이란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체육과학연구원의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하다. 사진은 송홍선 박사(왼쪽)가 국가대표 선수의 체력을 운동생리학으로 분석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1980년 세워진 체육과학연구원은 금메달의 산실이란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체육과학연구원의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하다. 사진은 송홍선 박사(왼쪽)가 국가대표 선수의 체력을 운동생리학으로 분석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스피드 코리아’가 맹위를 떨치면서 한국의 스포츠 과학도 함께 떠올랐다. ‘땀 서 말에 금메달 하나’라는 노력에 더해 이젠 ‘스포츠과학 없는 금메달’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첨단의 시대가 됐다. 그 중심엔 1980년 창립한 체육과학연구원이 있다.

엘리트 체육 활성화와 국민체력 증진을 목표로 탄생한 체육과학연구원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금메달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운동생리학과 스포츠심리학, 운동역학 등 다양한 과학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해 세계 속의 ‘강철’ 한국을 만들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은메달에 그친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고양시청)은 문영진 박사(운동역학)의 도움을 받아 자세를 고쳐 4년 뒤 베이징에선 금메달을 번쩍 들었다.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이 베이징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처음 딴 금메달은 송홍선 박사(운동생리학)의 금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양궁과 사격에서 한국이 세계 최강인 배경엔 스포츠심리학이 있었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한 대회에서 남녀 500m 금메달을 석권한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한국체대),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단국대)는 윤성원 박사(트레이닝 및 재활)의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금메달의 원동력인 체육과학연구원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부족해 시설과 기자재는 낡았다. 서울 노원구 공릉2동 연구원 건물 주변은 문화재청의 관리를 받고 있어 재건축 및 시설 확충이 불가능하다. 6월까지 건물을 비워야 하는데 대체 용지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대표팀을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종목별로 테스트를 받는 데만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전문 연구원 17명이 1인당 네댓 개의 종목을 맡다 보니 효율성도 떨어진다. 이번 겨울올림픽 지원엔 단 2명의 연구원만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친 뒤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약속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조치는 없다.

국제대회 때마다 따낸 금메달의 최고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체육과학연구원. 명성에 걸맞은 투자가 뒤따라야 금메달의 산실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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