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효과? 女피겨 암표값 11배 껑충 5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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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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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의 밴쿠버 통신밴쿠버 겨울올림픽 D-3캐나다 경매사이트 후끈… 출전선수 가족도 겨우 구해

“어휴! 그래도 구한 게 다행이에요.”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곽민정(16·군포 수리고)의 어머니 노상희 씨는 한 달 전 딸이 출전하는 쇼트프로그램 입장권을 겨우 구했다. 별로 좋지 않은 좌석이라고 밝힌 그는 “2장에 150만 원을 줬다.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보고 싶어도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 비하면 행복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출전하는 피겨 여자 싱글 경기의 암표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24일 열리는 쇼트프로그램 입장권의 액면가는 D석 50달러(약 6만 원), C석 150달러(18만 원), B석 250달러(30만 원), A석 420달러(50만 원)이다. 26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은 C석 150달러, B석 275달러, A석 450달러이다.

하지만 피겨 입장권은 판매 시작과 함께 금세 매진됐다. 이제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구입하거나 경기 당일 현장에서 암표를 사는 수밖에 없다. 주머니가 가볍다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미 암표 가격이 최고 11배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김연아.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연아. 동아일보 자료 사진
9일 캐나다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www.ebay.ca)의 피겨 입장권 경매 가격을 보면 입이 벌어진다. 쇼트프로그램 A석이 1736달러(208만 원), 프리스케이팅 A석이 3499달러(407만 원)로 껑충 뛰었다. 가격이 조금 싼 쇼트프로그램 B석(250달러)은 1344달러에 거래됐다.

김연아의 인기를 반영한 듯 밴쿠버 지역의 한인식당에는 프리스케이팅 입장권을 11배나 오른 5000캐나다 달러(약 550만 원)에 팔겠다는 광고도 붙어 있다. 한 광고 전단지에는 김연아가 출전하는 프리스케이팅 입장권 4장을 구했다며 가격은 제시하지 않고 연락처만 기재돼 있다.

한편 이날 현재 가장 비싸게 팔리는 표는 아이스하키로 A석(750달러)이 4장에 2만1866달러(2548만 원)에 팔리고 있다.
▼봅슬레이 날, 칼로 오인… 공항수속 진땀▼
겨울종목 장비 이동도 전쟁


문제 하나.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들이 출전에 앞서 맨 먼저 부딪치는 고민은 무엇일까. 금메달? 기록? 둘 다 아니다. 경기가 열리는 현지까지 장비를 이동하는 게 가장 신경 쓰인다.

지난달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 출전했던 봅슬레이 대표팀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 수속을 밟는 데 예정 시간보다 1시간이나 더 걸렸다. 이유는 다름 아닌 장비 때문이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썰매에 장착하는 날을 분리한 뒤 귀국길에 올랐는데 공항 X선 검색대 통과 과정에서 날이 칼로 오인됐다. 대표팀은 장비 포장을 모두 뜯고 나서야 오해가 풀려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처럼 겨울올림픽 종목에는 유난히 날(블레이드·Blade)을 가진 장비가 많다. 봅슬레이를 비롯해 스켈리턴, 루지, 피겨,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들은 모두 장비에 날이 있다. 눈으로 보면 문제가 없지만 X선 검색대에서는 칼로 오인될 수 있다. 스케이트도 예전에는 기내에 반입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보안 검색이 강화되면서 무조건 화물칸에 실어야 한다.

무게도 문제다. 봅슬레이 썰매는 200kg이 넘는다. 공항까지 이동할 때도 트럭이 아니면 싣기 힘들다. 항공 화물 요금만도 수백만 원에 이른다. 봅슬레이 대표팀 강광배(강원도청)는 “미국에서 열린 대회를 마치고 유럽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썰매를 공수해 가고 싶었다. 하지만 현지에서 썰매를 빌리는 게 운송비보다 훨씬 싸서 그냥 빌려 썼다”고 말했다. 스노보드나 스키 등 장비들도 항공사의 위탁 수화물 한도인 25kg을 넘기기가 일쑤여서 추가 요금을 물어야 할 때가 많다.

총기를 사용하는 바이애슬론 선수들의 이동 절차는 더욱 까다롭다. 바이애슬론 대표팀 김상욱 코치는 “국제 대회에 나갈 때 미리 국내와 외국의 총기허가증부터 받는다. 총기 운반 허가와 경로 파악도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총기와 실탄은 항공기 화물칸 또는 기장의 방에 따로 보관해야 한다. 실탄은 외국에서 사용할 만큼 정확하게 계산해서 가져가야 한다. 남으면 국내 재반입이 어려워 무조건 해당 국가에 반환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동영상 = 15만 5000원 ‘김연아 곰인형’, 가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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