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 한 동생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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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영의 兄 스티븐슨, 귀화 혼혈선수 트라이아웃 참가
유럽 주요리그서 활약 경력… “밸런스 좋고 동작 깔끔”

프로농구 LG 문태영(32)은 올 시즌 국내 무대에 데뷔한 혼혈선수 중 최대어로 꼽힌다. 과감한 골밑 플레이와 정확한 외곽슛, 긴 팔을 이용한 수비력은 웬만한 용병 못지않다는 평가. 그런데 이런 문태영을 뛰어넘는 ‘업그레이드 문태영’이 등장했다.

문태영의 친형 재로드 스티븐슨(문태종·35·196.5cm) 얘기다. 스티븐슨은 유럽 주요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현재 세르비아 1부 리그에서 뛰고 있다.

귀화 혼혈선수 트라이아웃이 열린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스티븐슨에게 집중됐다. 경기장을 찾은 프로 감독, 관계자 등은 그의 동작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코트를 주시했다.

평가는 대체로 합격점으로 나왔다.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14분 21초를 뛴 그는 12득점, 5리바운드를 했다. 프로 관계자들은 그의 기본기, 슈팅 자세 등에 주목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슈팅할 때 몸의 균형이 좋고 동작도 깔끔하다. 우리 팀에 오면 숨통이 확 트일 것 같다”며 웃었다. 오리온스 김남기 감독도 “탄탄한 기본기에 경험까지 풍부해 국내 농구에 빨리 적응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생 문태영과의 비교에선 평가가 엇갈렸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대행은 “스티븐슨이 외곽슛과 신체조건에서 문태영을 앞선다”며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동생 이상의 활약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30대 중반의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SK 신선우 감독은 “예상했던 것보다 순발력이 떨어진다. 압박이 심한 국내 농구에서 4쿼터를 풀타임으로 뛸 체력이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국내 농구 적응력을 지적했다. 가드까지 포스트 업을 해야 하는 국내에선 외곽슛이 좋은 스티븐슨보다 몸싸움을 잘하고 돌파력이 뛰어난 문태영이 낫다는 설명.

스티븐슨은 “부상 위험이 있어 평소의 70% 정도만 뛰었다. 체력적으론 문제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동생보다 나은 성적을 올리는 게 목표”라며 “어머니 나라에서 동생과 함께 좋은 성적을 올려 어머니를 기쁘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스티븐슨의 거취는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귀화 혼혈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결정된다. 지난해 처음 열린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선발하지 않은 5개 구단(모비스, 동부, 전자랜드, SK, 오리온스)에 지명권이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상혁 인턴기자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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