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감독의 뚝심, 꼴찌 하버드 농구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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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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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 세계선수권 美우승주역 아마커
고강도훈련-선수 영입… 팀체질 바꿔
올 지역리그 2위, 55년만에 우승 야망

만년 약체였던 하버드대 농구팀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토미 아마커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만년 약체였던 하버드대 농구팀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토미 아마커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국 대학농구에서 만년 하위에 머물던 하버드대 농구팀이 올 시즌 꿈으로만 여겼던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아이비리그 8개 팀으로 이뤄진 지역리그 우승과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상위 65개 대학이 출전하는 미국대학체육위원회(NCAA) 챔피언십 토너먼트 출전이다.

이 목표는 그동안 불가능으로 여겨졌다. 하버드대는 1955년부터 시작된 아이비리그 지역리그에서 8개 대학 중 한 번도 우승을 못한 유일한 대학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시즌 전 6위 실력으로 평가됐지만 25일 현재 13승 3패로 코넬대(16승 3패)에 이어 2위.

약체였던 팀을 강호로 끌어올린 것은 3년 전 사령탑을 맡은 흑인 감독 토미 아마커(45). 농구 명문 듀크대의 스타 가드 출신인 그는 1986년 세계선수권에서 미국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미시간대 감독으로 있다가 성적 부진으로 2007년 경질된 그는 하버드대 농구팀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의 원칙주의와 고강도 훈련은 고학년 선수들의 반발을 샀지만 그는 뚝심 있게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였다. 저학년 선수도 과감하게 중용하는 한편 뛰어난 고교 선수들을 하버드대로 영입했다. 하버드대는 운동선수 장학제도가 없어 유망주를 영입하기 힘들지만 카일 케이시 같은 유명 선수가 감독의 설득에 하버드대를 선택했다.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졌다. 하버드대는 아마커 감독 부임 첫해 8승 22패, 지난 시즌 14승 14패, 그리고 올 시즌 13승 3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공격의 핵인 대만계 미국인 린수하오(미국명 제러미 린·21)는 “그는 진정한 리더다. 이제 모든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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