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 축제인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올림픽은 다음 달 13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3월 1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와 인근 지역인 리치몬드, 세계적인 스키 리조트인 휘슬러에서 열린다. 총 80개국에서 5500여 명의 선수, 임원이 참가해 15개 종목에서 86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이번 겨울올림픽 유치로 1976년 몬트리올 여름올림픽, 1988년 캘거리 겨울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로 올림픽을 유치하는 캐나다는 자국의 매력을 세계에 알릴 준비에 한창이다. 세계 각국에서 1만여 명의 취재진을 통해 전 세계 30억 명의 시청자가 TV로 올림픽을 시청하고 35만 명의 관광객이 캐나다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올림픽의 공식 엠블럼은 이눅슈크(Inukshuk)의 형상을 따서 만들어졌다. 이눅슈크는 밴쿠버 원주민들이 인간의 형상을 본떠 만든 것으로 희망, 환대, 우정을 상징한다. 공식 마스코트는 미가(Miga), 콰치(Quatchi)로 지정됐다. 미가는 태평양 북서연안 원주민 부족의 전설에 등장하는 물개를, 콰치는 북미 북서부 산중의 손이 길고 털이 많은 사람 비슷한 동물로 알려진 빅풋(Bigfoot)을 각각 캐릭터화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빙상과 스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스켈리턴 등에 선수 46명을 출전시킨다. 남자 선수는 27명, 여자 선수는 19명. 종목별 감독과 코치로 구성된 경기임원은 18명이며 현지에서 선수단을 지원할 본부임원은 박성인 선수단장을 포함해 19명으로 총 선수단은 82명이다. 출전 선수 46명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당시 48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임원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는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의 75명을 뛰어넘는 최다 인원이다.
한국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금 6개, 은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6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순위 10위 이내 유지를 목표로 잡고 있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3∼4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1∼2개, 피겨스케이팅에서 1개의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피겨 여왕’ 김연아의 금메달 도전이다. 이미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만큼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아가 금메달 또는 다른 색깔의 메달을 따더라도 한국 피겨 사상 첫 메달로 기록된다. 김연아와 함께 쇼트트랙의 선전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총 29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도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남자는 이호석(고양시청)과 성시백(용인시청) 쌍두마차를 필두로 500m, 1000m, 1500m, 5000m 계주까지 전 종목을 휩쓸 기세다. 여자는 중국의 강세 속에서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여자 선수들이 계주 금메달을 획득하면 올림픽 5연패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올림픽 5회 출전의 베테랑 이규혁(서울시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빠짐없이 참가한 이규혁은 이번 대회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갚겠다는 각오다. 올림픽 첫 출전의 영광을 안은 종목도 있다. 바로 스노보드와 봅슬레이다. 스노보드에서는 김호준(한국체대)이 한국 선수로는 첫 출전권을 얻었다. 봅슬레이도 ‘한국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강원도청)를 비롯해 4명이 출전한다. 강광배는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루지 대표, 2002년 솔트레이크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스켈리턴 대표로 나서 세계 최초로 썰매 3종목 출전 선수의 영광을 안았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인기를 끈 스키점프 대표팀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강칠구가 출전권을 따지 못하면서 4명이 출전하는 단체전 출전권을 놓쳤지만 김현기, 최흥철, 최용직(이상 하이원)이 개인전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