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자청한 등판서 고장…구대성 “울고∼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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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7시 00분


구대성. 스포츠동아 DB
구대성. 스포츠동아 DB
하늘의 시샘일까. 의욕은 좋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한화 구대성(40·사진)이 마무리훈련에 자원등판했지만 조기강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프로야구 8개구단 최고령투수가 된 구대성은 새까만 후배들과 함께 지난달 29일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다. 한대화 감독이 “노장이나 시즌 중에 많이 뛴 주력선수는 쉬어도 좋다.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면 지옥훈련을 해야한다”며 만류했지만 불혹의 구대성은 “참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내년 시즌 완벽한 부활을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고장이 나고 말았다. 훈련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통을 호소한 것. 한 감독이 천명한 지옥훈련 첫날이었다. 하루 이틀 쉬면 나을 줄 알았지만 통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결국 캠프를 떠난 지 일주일 만인 5일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만 했다.

“그러게 뭐하러 마무리훈련에 왔느냐”며 타박한 한 감독. 그러나 구대성이 돌아간 뒤 마음이 아팠던 모양이다.

한 감독은 “마흔 살에 마무리훈련을 자청한 것 자체가 후배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자극을 줬다. 선배가 어떤 자세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후배들에게는 산교육이었던 셈이다”며 구대성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구대성은 귀국 후 7일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종아리 미세근육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일단 이번 주말까지는 움직임 없이 쉰 뒤 다시 검진을 하자”는 게 병원측의 말이었다.

한화 김정무 운영팀장도 “본인의 각오가 대단해 구단에서도 마무리훈련에 보냈는데 과도한 훈련에 근육이 견디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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