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태극전사 “몸으로 유럽·주전 뚫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7시 00분


‘두려움 반’ ‘설렘 반’ 유럽원정길

허정무호는 출범 후 첫 경기였던 칠레전(0-1 패) 이후 26경기(14승12무)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올린 승수인데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가진 3차례 평가전의 연승도 모두 홈경기였기에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일부 있는 것이 사실.

그래서인지 코칭스태프는 “이번 원정은 월드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며 승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이 기회에 대표팀의 현 기량이 세계수준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말’보다 ‘몸’으로

박태하 코치는 “시차적응, 기후, 장기간 비행에 일부선수 부상까지 최악의 상황에서 강팀을 만나는 것이다. 제대로 한 번 부딪혀보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선수들 역시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출국 때부터 덴마크에 도착해서까지 얼굴에 줄곧 두려움 반 설렘 반의 모습이 공존해 있었다.

최고참 이운재는 “분명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공은 둥글다. 의외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한 이번 유럽원정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장신의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중앙 수비수들이 얼마나 제공권 다툼에서 우위를 보일지 여부.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말’보다는 ‘몸’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형일은 “덴마크와 처음 해보는데 경기가 끝나야 뭔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고, 조용형은 대답 대신 씩 웃음을 지어 보였다.

○주전 경쟁도 한 몫

치열한 주전경쟁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해외파들은 내년 초 전지훈련과 동아시아대회 참가가 어려워 이번이 허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국내파들 역시 이번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내년 초에 또 부름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박주영의 합류가 무산돼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여 지는 이동국은 “대표팀에 오면서 언제는 경쟁이 없었느냐”고 담담해 하면서도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보여 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코펜하겐(덴마크)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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