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라이벌 두산을 베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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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9일 07시 00분


“유망주 육성시스템 벤치마킹” 박종훈감독 1.5군 직접 챙겨

LG 박종훈 감독
LG 박종훈 감독
‘적의 장점은 취하고 조상의 단점은 피하라.’ 유명한 힌두교 속담이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LG의 마음가짐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 지붕 라이벌’ 두산을 벤치마킹해서라도 달라져야 한다는 각오다.

LG는 그동안 숱한 유망주를 보유하고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부상 선수가 생기면 대체 자원이 부족해 팀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곤 했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와는 정확히 반대 지점. 두산 2군을 총괄했던 박종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파격적인 5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한 이유도 이 같은 자각 때문이다.

박 감독 역시 부임과 동시에 ‘체질 개선’과 ‘견제 세력 육성’을 간판 목표로 내걸었다. ‘노력 끝에 기회 있다’는 두산식 선수관리법이다. 박 감독은 “두산 김경문 감독은 선수를 만들어내는 요령을 알고 있다. 일단 ‘이 선수가 되겠다’ 싶으면 팀이 흔들리는 한이 있어도 기회를 줘서 키워내고야 만다”면서 “비록 친구지만 분명히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5군으로 구성된 진주 마무리훈련을 혹독하게 지휘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언제든 기회가 찾아올 수 있으니 철저히 준비하고 있으라는 메시지다. 물론 주전들에게 던지는 경고장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내 구상의 밑바탕은 물론 기존 주전들이 잘 해주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나태하거나 소극적인 선수가 있다면 곧바로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겠다. 성적 때문에 욕심이 생기더라도 나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생각”이라고 했다.

LG에서도 두산의 이종욱·고영민·김현수 같은 스타가 충분히 탄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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