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초짜감독’ 강만수 ‘호된 신고식’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6일 07시 00분


코멘트

8년 만에 실업팀서 코트 복귀…“패장도 인터뷰해요?” 농담도

‘안 풀리네.’ KEPCO45 강만수 감독은 8년 만의 사령탑 복귀전에서 시종일관 고전했다. 사진은 7월, IBK 국제배구대회에서의 강 감독. [스포츠동아 DB]
‘안 풀리네.’ KEPCO45 강만수 감독은 8년 만의 사령탑 복귀전에서 시종일관 고전했다. 사진은 7월, IBK 국제배구대회에서의 강 감독. [스포츠동아 DB]
오랜 시간 코트를 떠나 있다가 올 시즌 처음으로 프로무대 지휘봉을 잡은 KEPCO45의 강만수(54) 감독은 첫 경기 후 어떤 생각을 했을까. 결론은 ‘만만치 않다’였다.

4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경기. 한 수 위의 전력을 지닌 LIG손해보험을 만난 강 감독의 KEPCO45는 1-3으로 졌다.

실로 오랜만의 복귀전이라 더욱 떨렸을 터. 강 감독은 실업배구를 주름잡던 현대자동차서비스를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이끈 뒤 현장을 한참 동안 떠나있었다.

물론 대한배구협회 강화위원장 등으로 배구계에 꾸준히 몸담았으나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8년 만의 복귀전을 패배로 마친 강 감독.

경기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나도 인터뷰 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급기야 LIG손보 직원의 손에 이끌려 들어온 그의 촌철살인 한 마디에 좌중이 자지러졌다. “아, 패장도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거예요? 하도 오래 지나서 그것도 까먹었네.” 오랜 시간 떠났다가 코트로 복귀한 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표현.

강 감독은 “선수들이 잘했다. 용병이 없어 힘들었지만 좋은 경기였다”는 소감을 전했으나 실제 생각은 달랐다. “아주 죽을 뻔 했지. 성질도 좀 나고. 솔직히 다리도 좀 떨리던데.” 특유의 유머 섞인 여유 속에서 난국을 타개하려는 강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기도 한 장면이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