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이티하드전은 ‘한국축구 복수혈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7시 00분


2004년 챔스리그서 전북·성남 꺾고 V…칼데론 감독 대표팀에도 2패 수모 안겨

이른 바, 복수혈전이다. 번번이 아시아클럽 정상 길목에서 K리그 클럽의 자존심을 짓밟아온 상대를 제대로 만났다.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포항은 사우디의 알 이티하드와 마지막 자존심을 건 한 판을 벌인다.

K리그에는 기분 나쁜 과거였다. 2003년 출범한 챔스리그에서 알 이티하드는 2004년, 2005년 대회를 내리 제패했다. 그들이 첫 영광을 안은 2004년은 K리그가 잊을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시기. 전북을 꺾은 알 이티하드는 결승 상대였던 성남을 완파하고 축포를 쏘아 올렸다.

결승전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 당시, 제다 원정 1차전에서 성남은 3-1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낙관했다. 그러나 악몽은 홈에서 가진 2차전이었다. 무려 5-0의 스코어는 지금도 한국프로축구사 최대의 참패로 회자된다. 아픔은 또 있다. 사령탑과 한국축구에 얽힌 뼈아픈 구원이다. 현재 알 이티하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은 2006독일월드컵 때 사우디대표팀을 이끌며 한국을 시련 속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다. 본프레레 전 감독이 이끈 한국은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에서 칼데론호에 2전 전패의 수모를 겪었다. 당시 패배의 여파로 본프레레는 월드컵 본선 진출의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채 경질됐고,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새로이 지휘봉을 잡았다.

포항 관계자는 “한국클럽과 대표팀 모두에 참혹함을 안겼던 알 이티하드를 반드시 꺾어 과거의 아픔을 씻어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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