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마다 역전카드…‘김성근이 있잖아’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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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SK,KS진출까지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 식으로 표현하자면 SK의 2009시즌은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었다. 4월4일 개막전부터 10월14일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100%% 베스트 전력으로 치른 경기는 없다시피 했다. 그러고도 기어코 한국시리즈까지 살아남았다. 김성근 감독의 벤치 통제력이 빛을 발한 시즌이었다. SK 내부적으로도 인정하는 바다.

시작부터 에이스 김광현이 개막전에 나서지 못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페이스가 너무 떨어져 있었다. 채병용이 제1선발로 나섰지만 첫 경기부터 한화에 완패했다. 용병 니코스키와 존슨은 기대 이하였다. 마무리 정대현도 줄곧 몸이 안 좋았다. 윤길현, 김강민, 이재원은 재활 중이었다.

좌초의 기로에서 김 감독은 채병용을 전격 불펜 전환시켜 불펜부터 조정했다. 선발진은 전병두와 고효준을 만들어냈다. 송은범은 커리어하이의 전반기를 보냈다.

SK 프런트도 기민하게 움직여 김 감독이 내심 원하는 레벨의 용병 선발(카도쿠라, 글로버)을 보충해줬다. 그러자 김 감독은 후반기부턴 전병두를 마무리, 고효준을 불펜 전환시키면서 마운드에 탄력과 긴장을 가했다. 8월25일부터 9월26일까지 박경완, 김광현 없이 19연승을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정우람이 지친 자리엔 이승호가 불펜에서 궂은일을 도맡았다.

야수진 역시 ‘전력의 반’이란 포수 박경완이 6월24일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호준, 조동화는 슬럼프였고 최정마저 부상을 달고 살았다. 이 공백을 정근우가 앞장서 메웠고 박재상 나주환 박정권은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김재현은 새 주장으로서 흔들릴 때마다 팀을 다잡았다.

그래도 워낙 파도가 높았던지라 SK는 7월 7연승 후 7연패란 시련을 겪었다. 가까스로 전반기를 50승(1위)으로 마쳤지만 KIA에 추월당했다. 아시아신기록인 19연승으로 반격했지만 KIA에 1게임차로 밀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 꿈을 이루지 못했다. ‘무승부=패배’ 규정에 발목이 잡힌 셈. 19연승 와중에 유일한 1무(LG전)가 특히 뼈아팠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와서도 쉽게 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기존 전력이 건재하고 에이스 김광현이 가세한다는 전제 하에서. 그러나 현실은 김광현뿐 아니라 전병두에 송은범까지 엔트리 제외였다. 타선까지 침체돼 롯데를 완파한 두산에 2연패로 밀렸다.

절체절명의 순간, 역경에 강한 SK의 끈질김이 되살아났다. 적지인 잠실에서 사지를 뚫고 2연승. 그리고 비로 하루 연기된 5차전, SK는 기어코 이겼다. 3년 연속 두산전 ‘리버스 스윕’. 이제 KIA와 만난다. 여건은 KIA 쪽에 유리하다지만 잔뜩 긴장할 터다. 한국시리즈 맞수가 SK란 이유 하나만으로도.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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