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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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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웅∼.’ SK가 홈런을 때리면 인천 문학구장에는 묵직한 뱃고동 소리가 흐른다. 홈 팬들은 환호성을 올리지만 방문 팬들은 등골이 오싹해진다. 인천 하늘에 뱃고동 소리가 여섯 번이나 힘차게 울렸다. SK가 광주로 가는 비행기를 탄다. SK는 14일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두산을 14-3으로 꺾었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만나 1, 2차전(2007년), 1차전(2008년)을 내주고 역전에 성공했던 SK는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도 2패 뒤 3연승을 거두며 3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 SK 홈런 6개… PS 역대 최다
접전이 이어졌던 4차전까지와는 경기 내용이 완전히 달랐다. 이날 SK 타선은 두산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홈런 6개는 포스트시즌 한 팀 역대 최다(종전 4개) 기록. 4차전까지 SK의 홈런은 4개였다.
선발 전원이 안타를 때리며 만든 SK의 41루타 역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기록(종전 38루타)이다. 두산 김현수는 0-10으로 뒤진 6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한 경기 7개 홈런은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홈런과 타이다.
○ 박정권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SK 박정권은 플레이오프에서만 3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1차전은 1-3에서 한 점 차로 따라붙는 대포였고 2차전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한 방이었다. SK가 1, 2차전을 잇달아 내주면서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준 소중한 홈런이었다.
2000년 프로 유니폼을 입은 박정권이 지난해까지 남긴 포스트시즌 기록은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교체 선수로 6경기에 나와 얻은 3타수 1안타가 전부였다.
플레이오프에서 21타수 10안타(0.471) 5득점 8타점을 기록한 박정권은 기자단 투표에서 70표 가운데 62표를 얻어 최우수선수가 됐다. 그는 “경기를 할수록 우리 팀이 강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번에도 ‘SK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연승을 하고도 마지막 1승을 거두지 못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2004년 사령탑을 맡은 이후 6시즌 동안 다섯 차례나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도 한국시리즈 챔피언과는 인연이 없었다.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16일 오후 6시 광주에서 열린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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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다운 저력 보여줘
▽김성근 SK 감독=이렇게 많은 점수가 날 줄 몰랐다.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봤는데 타자들이 너무 잘 해줬다. 경기를 할수록 타자들의 감이 살아나는 게 고무적이다. 한국시리즈에서 KIA와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가게 돼 기쁘다. 2연패 뒤 3연승으로 SK다운 저력을 보여준 게 무엇보다 만족스럽다.
내년에 다시 우승 도전
▽김경문 두산 감독=지더라도 좀 더 멋진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팬들께 죄송하다. 김성근 감독에게 세 번 졌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나. 내가 잘못해 진 거다. 남은 계약기간(2년)에 오뚝이처럼 계속 도전하겠다. 선발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다. 구단에서도 느낀 바가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좋은 투수가 2명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초반 기선제압 할 것
▽조범현 KIA 감독=큰 경기를 여러 차례 치른 SK이기에 충분히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SK는 스피드와 투수력이 좋다. 몇몇 투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선수층이 두꺼워 여전히 좋은 투수가 많다. 우리 팀은 정규 시즌이 끝난 뒤 3주 정도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 감각 유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해 V10을 달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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