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안 씨는 항상 이승호의 옆에 있었다. 그가 겪은 영광과 좌절을 모두 함께했다. 이승호는 입단 첫해 10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14승을 올리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2004년에는 15승으로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05년부터 팔꿈치가 아팠다. 결국 팔꿈치에 칼을 댔고 2007년까지 3년간 공 한 번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지난해에야 재기에 성공해 팀의 중간계투 투수로 자리 잡았다. 이승호는 “힘겨운 재활 기간 정말 많은 힘이 돼 줬다. 10년간 제대로 얼굴도 못 보면서 기다려 준 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무뚝뚝한 성격의 이승호는 한 번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적이 없다. 그 흔한 이벤트 한 번 열어주지 않았다. 12월 5일로 결혼식 날짜를 잡았지만 아직 제대로 프러포즈도 하지 않았다.
이승호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선물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는 11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 5회에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는 “어떻게 마음을 전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평생 잊지 못할 프러포즈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사랑을 지켜온 이승호의 ‘프러포즈 대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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