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패배는 로이스터 전술 탓”

  • 입력 2009년 10월 5일 0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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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터 한계와 성과

3,4차전 선발투수 교체 타이밍 놓쳐 - PS전술, 정규시즌 그대로…대량실점

지고도 “허허허”…마인드 바뀌어야 - 만년꼴찌팀 2년연속 4강 진출은 성과롯데에 성취와 과제를 동시에 안겨준 준플레이오프(준PO)였다.

소득은 로이스터 감독이 영입된 이래 ‘만년 꼴찌팀이 2년 연속 4강에 오른’ 사실이다. 그러나 ‘로이스터식 야구론 포스트시즌에서 견뎌낼 수 없다’는 회의론 역시 견고해졌다. 지난해 3연패(삼성전), 올해 1승 후 3연패(두산전). 2년 합쳐서 1승이다.

롯데의 탈락에 대해 SK 사람들 대다수는 “의외”란 반응을 보였다. ‘선발에서 압도적 우세인데다 1차전을 잡아 분위기를 탔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졌으니’ 그렇게 여길 만도 하다.

롯데의 패인을 물었더니 크게 두 줄기로 압축됐다. 아마도 야구계 전반의 시각도 그럴 터이다.

첫째 ‘2차전에서 흐름을 뺏겼다’, 둘째 ‘3,4차전 선발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준PO의 분수령이 된 2차전은 결국 금민철 대비 부족으로 귀결된다. 이 지점에서 대세가 바뀌었고, 경험 많은 두산은 다시는 흐름을 주지 않았다. 3,4차전 거푸 한순간에 초반 대량실점으로 침몰한 대목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같은 전술로 임한’ 업보로 봤다.

SK 모 선수는 “우리 감독님 같으면 결과를 떠나 4차전 배장호가 용덕한을 볼넷 출루시켰을 때 무조건 바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소수 의견으로 수비력(이는 곧 훈련부족으로 귀결된다), 정보 경시(선발을 전부 예고하는 팀이 어디 있나?), 포수(장성우의 패턴이 두산에 읽혔다) 등이 나왔다.

또 하나 로이스터가 스스로 바뀌지 않는 한, 해결 안 될 과제는 마인드다. 준PO 패배가 확정된 뒤 로이스터는 김경문 감독을 얼싸안고 격려했다. 패장 인터뷰 룸엔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여기엔 부임 이래 로이스터를 열렬하게 지지해준 상당수 롯데 팬들조차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승리를 향한 타는 목마름, 롯데정신 같은 부산정서에 대비해 이질감이 들기 때문이다. 문화 차이라 해둘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월드시리즈 패장이 한 회에 7점을 내주고 탈락했는데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롯데에 달콤함과 씁쓸함을 동시에 안겨주고 로이스터는 6일 출국한다. 1주일간 개인 용무를 본 뒤 한국에 돌아와 향후 훈련 계획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박진웅 사장은 “필요한 절차를 밟아 재계약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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