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정수근…또 은퇴?

  • 입력 2009년 9월 16일 0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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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통해 ‘자진은퇴’ 선언…KBO “무기 실격선수가 무슨…”

지난달 31일 심야 음주난동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켜 롯데에서 퇴출됐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두 번째 무기한 실격선수 징계를 받은 정수근(사진)이 15일 ‘자진은퇴’를 밝혔다. 정수근은 선수협회를 통해 “많이 힘들고 지쳐있다. 이 모든 일들은 다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뢰를 얼마나 잃었는지 알았기에 다시 찾아도 의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란 이유를 들었다.

이로써 정수근은 ‘결백’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23년 야구 인생을 접게 됐다. “이번 사건으로 사형을 기다리는 사형수 같은 기분”, “이런 글로 제 마지막을 전할 수밖에 없는 현실마저도 한스럽고 괴롭지만, 이 모든 것은 제 잘못”이라고 회한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굳이 선수협을 통해 ‘자진 은퇴’란 형식을 갖춘 것과 별개로, 이미 정수근은 ‘사실상 은퇴’ 상태였다. 당초 “(KBO 징계를 풀기 위해) 선수협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법정 투쟁까지 검토 하겠다”고 했지만 ‘은퇴의 변’에선 일체 언급이 없었다. ‘단 하나의 진실’을 찾는 절차를 밟아 명예를 회복한 뒤, 대중의 동정 속에서 은퇴하는 수순을 포기한 셈이다.

이에 대해 KBO 측은 “(징계중인데) 은퇴는 무슨?”이라고 반응했다. 정수근이 ‘타의에 의한 은퇴’ 후 ‘자의에 의한 은퇴’를 또 선언함에 따라 KBO의 무기한 실격선수처분은 타당성을 갖고 영구 유효하게 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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