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플레이 깨달은 2009년 그는 이제 진정한 프로다…FC서울 이승렬

  • 입력 2009년 9월 9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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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대표팀에 K리그까지 바쁜 나날…그래도 실력 인정받아 기쁘기만해

FC서울 이승렬(20)은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U-20 청소년대표팀에 뽑혀 파주 NFC에 들어온 뒤 K리그 경기가 있을 때마다 구리에 있는 클럽하우스를 오갔다. 지난 달 24일 대표팀 소집 뒤 포항 원정(8월26일), 울산과의 홈경기(8월30일), 그리고 6일 성남 원정에 모두 출전했다. 본의 아니게 강변북로 드라이브를 실컷 즐긴 셈이다.

피곤할 법도 하지만 그 만큼 자신의 기량이 인정받는다는 뜻이기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이승렬이다.

그는 8일 파주에서 가진 2009청소년월드컵 출정식에서 “독일은 유럽선수권에서 우승했고, 카메룬은 아프리카 팀이라 어려운 상대”라면서도 “어떤 상대든 우리 플레이를 한다면 충분하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2009년은 성장의 해

“아직 배우는 입장이에요. 이름을 더 알려야합니다.”

이승렬은 K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스타일의 윙어다. 스피드를 활용한 호쾌한 드리블에 프리미어리그(EPL)에서나 나올법한 낮고 강한 크로스를 선보일 정도로 개인 기술이 뛰어나다.

프로 2년차인 그는 ‘2년차 징크스’를 넘어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는 서울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U-20 대표팀에서도 공격의 한축을 담당하며 이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을 준비 중이다.

이승렬은 자신의 본격적인 성장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신인이던 2008년에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아무 생각 없이 경기를 했다면서 프로 2년차가 되면서 진정한 프로선수로 거듭나고 있음을 스스로도 느낀다고 했다. “귀네슈 감독님과 2년 동안 생활하면서 어떻게 축구를 해야 하는지 기초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그리고 청소년대표팀에서는 홍명보 감독님으로부터 내가 아는 축구를 어떻게 써 먹고, 응용해야 하는 지를 배우고 있다. 덕분에 서서히 팀플레이도 할 수 있게 됐고, 팀이 원하는 경기를 하다보니 좀 더 발전한 것 같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이유는 팀플레이에 대한 정립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 전반기에 힘든 시간을 보낸 이승렬은 소속팀과 청소년 팀을 오가며 팀플레이의 중요성과 방법을 깨닫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롤 모델은 호나우지뉴

그의 롤 모델은 브라질대표팀의 호나우지뉴.

이승렬은 “호나우지뉴는 팀과 어울리는 기술들을 가지고 있어 다른 선수들보다 더 멋있다.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렬은 호나우지뉴의 개인 기술이 담겨있는 동영상을 MP3에 담아서 항상 본다. 경기 시작에 앞서 라커룸에서도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약 5-10분 동안 반드시 호나우지뉴의 플레이를 보고 경기장에 나선다. “호나우지뉴의 플레이를 항상 보고, 개인 훈련 때 연습해본다. 그렇게 하다보면 몸으로 받아들여지고, 그라운드에서 그런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름 석자를 더 알려야 한다

그의 목표는 뚜렷했다. 이승렬은 “앞으로 계속 내 이름을 더 알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목표는 성인대표팀 입성.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A대표팀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고, 내 인생에 있어 꿈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해외진출도 대표팀에 들어가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돌한 스무살 청년

이승렬의 약점은 그라운드에서 말이 많은 것이다.

심판에 대해 항의를 많이 해 불필요한 경고를 받는 장면이 간혹 나온다. 이에 이승렬은 “나쁜 말이 아니라면 자신의 의사를 심판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간혹 내가 스스로 컨트롤 하지 못해 경고를 받기도 하지만 지금 한국은 유럽축구를 표방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해줄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부하는 축구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공부하는 축구선수도 필요하겠지만 축구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동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유럽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어렸을 때부터 변함없다. 그 좋은 예가 (이)청용이형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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