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히어로즈 “나주환이 미워”

  • 입력 2009년 9월 3일 0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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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나주환이 우리 팀 상대로 홈런을 몇 개 쳤는지 아세요? 6개예요, 6개.”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2일 목동 LG전을 앞두고 SK와의 전날 경기를 떠올리던 중이었다. 2-0으로 앞섰던 2회, 에이스 이현승이 8번타자 나주환에게 동점 2점포를 얻어맞은 게 가장 뼈아팠던 모양이다. 나주환의 올 시즌 홈런 수가 13개인 점을 감안하면, 그 중 절반을 헌납한 히어로즈 투수들에게 화가 날 만도 하다.

팀 입장에서도 나주환의 선전은 달갑지 않다. 유격수 강정호 때문이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골든글러브 후보 중 하나인 강정호는 1일까지 타율 0.292에 홈런 18개, 71타점으로 나주환이나 두산 손시헌보다 공격력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나주환이 슬금슬금 뒤를 쫓아오고 있는 것이다.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 자리를 놓고도 경쟁해야 하는 강정호로서는 “치고 올라오는 속도가 빠르다”고 견제(?)할 수밖에.

김 감독은 이 얘기를 전해 듣자 “그런데도 왜 우리 투수들이 나주환을 도와주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 SK전이 모두 끝나버려 더 이상 설욕도, 견제도 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

목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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