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아들 현진아! 사인 좀 안되겠니”

  • 입력 2009년 8월 22일 09시 02분


“아들아. 사인 좀 해주라∼.”

한화 류현진(22)의 아버지 류재천(53) 씨가 21일 한화-히어로즈전이 열린 목동구장에 나타났다. “오늘 아들 등판일도 아닌데 왜 오셨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람 좋은 웃음만 지었다.

그런데 류 씨의 바지 주머니가 불룩해 눈길을 끌었다. 시선을 느낀 류 씨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오늘은 사실 현진이 사인볼 받으러 왔다”며 수줍게 웃었다. 야구공을 양쪽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었던 것.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인을 받는다? 이상한 얘기 같지만 사실이다. 스타 야구선수를 둔 아버지들의 즐거움이자 애환이기도 하다.

류 씨는 “조금 전에 현진이한테 공에 사인 하나 해달라고 사정사정하다 왔어. 5회 끝나고 오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어”라며 연신 눈치를 살폈다.

“부탁하는 사람들은 ‘아들 사인 하나 받는 게 뭐가 힘드냐’고 하지만, 그런 부탁을 하는 사람이 한둘이어야지. 사인볼 받은 친구가 ‘난 받았다’고 자랑하면 못 받은 친구하고는 의 상하잖아. 친구들한테는 큰소리 치고 오지만 사실 아들 눈치 보느라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아들 사인 받는 거라니까.”

목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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