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농구 슈퍼스타 “림 향해 수천번 점프”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프로선수처럼 날아…‘길거리 덩크왕의 비상!’ 박정민 씨가 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회 서머 스트리트 바스켓볼 페스티벌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네 사람을 뛰어넘는 고난도 덩크슛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점프볼
프로선수처럼 날아…
‘길거리 덩크왕의 비상!’ 박정민 씨가 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회 서머 스트리트 바스켓볼 페스티벌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네 사람을 뛰어넘는 고난도 덩크슛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점프볼
길거리 덩크왕 박정민 씨

‘덩크슛 한 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 번만이라도 얼마나 짜릿한 그 기분 느낄까.’

가수 이승환이 부른 히트곡 ‘덩크슛’의 가사처럼 그도 학창시절 화려한 덩크슛을 꿈꾸며 수도 없이 골대를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림은 너무 높았고 그에게 좌절을 안겨줬다.

“덩크슛을 하고 싶어 정말 고민했어요. 아마 수천 번도 더 시도했을걸요.” 온몸이 쑤시고 다리는 상처투성이가 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손바닥에 두툼한 굳은살이 생긴 고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 덩크슛에 성공했다. 벌써 10년 전 얘기지만 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죠.”

이제 그 소년은 ‘길거리 덩크왕’으로 불린다. 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회 서머 스트리트 바스켓볼 페스티벌(동아일보·스포츠동아 공동주최)의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박정민 씨(27·188cm). 이날 박 씨는 엎드려 있는 동료 네 명을 뛰어넘거나 공을 코트에 한 번 튀긴 후 잡아 그대로 덩크슛을 하는 등 다양한 묘기를 펼쳤다. 심사위원을 맡은 삼성 안준호 감독과 SK 전희철 코치는 “프로선수들과 겨뤄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칭찬했다.

박 씨는 이미 길거리농구 동호인 사이에서 스타로 통한다. 덩크슛 대회 우승 트로피만 해도 수십 개다. 중학교 때 농구공을 처음 잡은 그는 고교 입학 후 키가 훌쩍 크면서 본격적으로 덩크슛에 매달렸다. 점프력을 키우려고 매일 1시간 30분씩 헬스장을 찾아 땀을 흘렸다. 작은 손으로도 공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요령과 도움닫기 등을 숱한 시행착오 끝에 독학으로 익혔다. 인터넷을 통해 외국인들의 노하우도 배웠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이벤트 회사에 근무하며 농구 관련 행사에서 덩크슛 공연을 했다. 취미가 일이 됐다. 덩크슛 모임도 만들어 후배들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 중이다. 어릴 적 ‘덩크슛 달인’의 목표를 이룬 그는 이제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연극배우가 되고 싶어 직장도 그만뒀다.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덩크슛을 할 때 환희를 느꼈어요. 덩크슛과 연극은 닮은 구석이 있죠. 그 무대를 향해 새롭게 도전할 겁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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