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서니’ 김선우, 48일만의 V…48일만의 미소

  • 입력 2009년 8월 1일 08시 15분


31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동료 투수들이 한창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 전날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두산 김선우(32)는 일찌감치 러닝을 끝낸 뒤 트레이닝실에서 보강 훈련을 하고 있었다.

‘48일만의 승리, 축하한다’고 하자, 그는 “신문 보고 나도 깜짝 놀랐다. 6승할 때도 한달만인가 했는데, 48일만에 다시 승을 챙겼으니…”라며 축하가 못내 쑥스럽다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김선우는 미국에서 뛸 때도 매년 6,7월이면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특별히 더위를 타는 것도 아니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스스로 고개를 갸웃할 정도. 올해도 마찬가지였고, 특히 이번 시즌엔 왼쪽 정강이쪽에 타구를 맞는 불운까지 겹쳐 평소보다 더 힘든 ‘6,7월’을 보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던져서인지, 내 볼에 타자들이 밀리더라. 그래서 더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다”고 전날 승리의 여운을 전한 그는 “후반기 스타트를 잘 끊어 기분이 좋다. 매년 8월 이후 선선해지면 구위가 회복되곤 했다”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7월 초, 타구에 맞아 시퍼렇게 멍들고 부어오른 정강이를 보여주면서 그는 “모든 건 내가 책임지고 내가 짊어져야한다”고 했다. 그 때 그의 얼굴 표정은 온 세상 근심을 다 진 사람처럼 보였지만, 후반기 첫 등판에서 48일만에 승수를 따내면서 그는 다시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자신의 별명, ‘서니’처럼…. 김경문 감독은 그의 호투에 대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다시 찾은 ‘서니’ 김선우의 미소가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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