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라이언, 더 크거든 오라”

입력 2009-07-07 02:57수정 2009-09-2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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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AT&T내셔널 최종일 우즈, 앤서니 김에 ‘한수 지도’

꿈은 이뤄질 것 같았다. 2001년 세계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호랑이(타이거 우즈·34·미국) 잡는 동물은 사자”라고 말해 ‘라이언 김’이라는 별명을 얻은 앤서니 김(24·나이키골프)이 우상이었던 우즈와 처음 대결했다.

6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내셔널 최종 4라운드. 대회를 주최한 우즈는 평소처럼 붉은 셔츠를 입었다. 별자리가 ‘염소자리’인 아들에게 힘을 준다며 어머니가 10대 시절부터 권한 색이다.

3라운드까지 합계 10언더파 200타로 공동 선두가 된 앤서니 김은 마지막 날 파란색을 입겠다고 공언했다. 우즈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지난해 2개 대회에서 우승할 때 각각 회색과 분홍색 셔츠를 입었던 앤서니 김은 ‘블루 라이언’이 되어 ‘레드 타이거’를 잡고 싶어 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우즈는 3타를 줄여 우승했고 앤서니 김은 1타를 잃고 3위로 처졌다.

앤서니 김의 출발은 좋았다. 1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을 우즈보다 20야드 이상 더 보낸 뒤 버디를 잡고 단독 선두가 됐다. 하지만 앤서니 김이 5번, 8번홀(이상 파4)에서 보기를 한 사이 우즈는 6번(파4), 7번홀(파3) 연속 버디로 선두에 오른 뒤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날까지 3m 내 퍼트를 95% 이상 성공했던 앤서니 김은 이날 90cm 파 퍼트도 놓쳤다. 반면 우즈는 16번홀(파5)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등 ‘클러치 퍼터’의 면모를 유지했다. 통산 68승을 거둔 그는 올 시즌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았다. 선두 또는 공동 선두로 나선 49개 대회에서 46번째 트로피를 안으며 ‘역전 불허’의 전통도 이어 갔다.

우즈의 4라운드는 특별하지 않았지만 앤서니 김은 크게 흔들렸다(표 참조). 전날 319.5야드였던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287야드로, 64%였던 페어웨이 적중률은 36%로 떨어졌다. 대신 평균 퍼트 수는 1.73개에서 2.08개로 크게 늘었다. 앤서니 김은 “퍼트가 안좋았지만 다시 정상에 도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TV중계 해설을 맡았던 원형중 이화여대 교수는 “앤서니 김이 자신만의 경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스윙 템포가 무너졌다. 티샷을 한 뒤 균형을 잡지 못했고 짧은 거리의 퍼트를 번번이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는 수술을 통해 휴식을 취하며 더욱 강해졌다. 앞으로 3년 정도는 전성기를 이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은 우즈의 시대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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