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김 “오늘은 호랑이 제삿날”

  • 입력 2009년 7월 6일 02시 57분


AT&T 내셔널 3R 공동선두… 우즈와 같은 조 편성

9세 소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집 근처 골프장에서 자신의 우상이던 ‘골프 황제’와의 맞대결에서 이기는 상상을 하며 해질녘까지 퍼트 연습을 했다. 18번홀에서 3.5m 퍼트를 넣어 황제를 꺾는 장면을 떠올릴 때는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이제 현실에서 그 꿈을 이룰 기회를 잡았다.

앤서니 김(24)이 타이거 우즈(34)와 챔피언조에서 정상을 향한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5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C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내셔널 3라운드. 앤서니 김은 2언더파 68타를 쳐 타수를 줄이지 못한 우즈와 중간 합계 10언더파 200타로 공동 선두가 됐다. 앤서니 김과 우즈가 같은 조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 ‘라이언’이라는 별명을 가진 앤서니 김은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우즈는 2007년 대회를 주최한 뒤 첫 정상에 도전한다.

앤서니 김은 “타이거와의 라운드는 10년 넘게 기다려온 순간이다. 너무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우즈는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나는 잭 니클로스, 아널드 파머 같은 거장들과 같이 플레이하기도 했다. AK(앤서니 김의 애칭)는 훌륭한 재목감”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우즈는 통산 67승을 거뒀고 앤서니 김은 지난해 우즈가 불참한 대회에서 2승을 올렸다. 최종 라운드에 붉은 상의를 입는 우즈를 의식한 듯 앤서니 김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파란색 티셔츠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1984년 프로 데뷔 후 PGA투어 336개 대회에서 무관에 그친 50세 노장 마이클 앨런(미국)은 1타 차 공동 3위에 오르며 첫 승 희망을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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