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만 7벌…한데볼이 뭐예요?”

입력 2009-07-04 08:35수정 2009-09-2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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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꿈나무들 자부심 똘똘

얼굴에는 채 여드름 자국도 가시지 않았다. 숙소인 호텔 뷔페에서 먹는 점심이 마냥 행복한 10대 소년들. 이들은 한국핸드볼의 미래다.

4일부터 13일까지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는 2010유스올림픽 아시아남자핸드볼 예선전이 열린다. 유스올림픽은 14-18세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세계청소년의 체육축제. 8개 팀이 나서는 이번 예선전에서 1위를 해야 올림픽 참가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유니폼만 7벌, “이제 핸드볼 선수임이 자랑스러워요.”

“(오후) 2시 훈련 때는 밝은 색으로 갈아입고 나와. 감색은 좀 작아 보이잖아.” 대표팀 이춘삼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선수들보다 작은 신장이 걱정스러운 표정. 위축되지 말라고 유니폼 색상까지 신경을 쓴다. 하지만, 자부심 만큼은 어느 팀보다도 한 뼘이 더 컸다. SK그룹 최태원(49) 회장이 협회장을 맡은 이후 든든한 지원으로 ‘한데볼’은 옛말이 됐기 때문이다.

‘장신(190cm)거포’ 하민호(17·남한고)는 “작년 청소년대표 형들은 유니폼이 2개밖에 없어서 빨래하기도 힘들었다는데 우리는 색깔별로 7개나 된다”며 웃었다. 주장 이현식(17·삼척고)은 “올림픽 이후 달라진 인기를 실감한다”면서 “핸드볼 선수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자부심은 열정으로 이어진다. 최종 엔트리는 16명. 하지만 현재 대표팀은 부상 등 돌발변수에 대비해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2명은 짐을 꾸려야 하는 형편. 이춘삼 감독은 “모두 낙오되기 싫어서 죽기 살기로 한다”면서 “일본과 중동 바람을 잠재우고 1위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선배들처럼 ‘우생순’ 쓸래요”

꿈이 있어 아름다운 나이.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모두 수줍은 듯 망설이더니, 한 명이 말문을 트자, ‘왁자지껄’ 봇물이 됐다.

유주영(17·고려고)의 우상은 ‘세계적인 거포’ 윤경신(36·두산), 하민호는 2009다이소핸드볼수퍼리그에서 윤경신과 득점왕을 다투고 있는 정수영(24·웰컴코로사)을 꼽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잘 나가는’ 동문 선배이기 때문.

유주영은 “윤경신 선배가 학교에 찾아와 밥을 사주면서 조언도 많이 해줬다”며 목에 힘을 줬다. 그랬더니, 하민호가 “(수퍼리그) 득점왕은 (정)수영이 형이 할 것”이라며 공격. 유주영 역시 “당연히 윤경신 선배가 할 것”이라며 맞불. 결론은 “여하튼 두 선배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였다. 알콩달콩 다툼 속에 한국핸드볼의 미래도 자라고 있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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