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투수 수난시대③] ML 두가지 시각 “과대평가된 허상”vs “우승 필수전력”

  • 입력 2009년 6월 9일 08시 32분


“미들맨과 똑같은 1이닝 투수” “양키스 클로저 리베라를 보라”

정치의 좌·우 이념 대립처럼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를 평가하는 가치 기준은 확연히 갈라진다.

‘마무리=불펜 에이스’가 전통적 관점이라면, 머니볼을 신념으로 삼는 신(新)개념주의자들은 ‘9회 1이닝을 막는 클로저와 6회 1이닝을 막는 셋업맨의 가치가 도대체 뭐가 다른가’라고 되묻는다. ‘팀의 명운을 걸고 마지막 1이닝을 막는다’는 심리적 중압감을 배제하고 ‘1이닝은 똑같은 1이닝’이란 계량을 중시하는 관점이다.

대표적 사례가 빌리 빈 단장의 오클랜드. 마이클 루이스의 명저 ‘머니볼’에 언급됐듯 빈 단장은 마무리를 회전시켜서 팀 페이롤을 절약하고, 신인 드래프트 권리를 가져온다. ‘마무리는 과대평가된 허상’이란 신념에 근거한 판단이다. 그 결과 제이슨 이스링하우젠-빌리 코치-키스 포크-휴스턴 스트릿 등 ‘성공한’ 마무리들을 스토브리그가 돌아오면 팔아치웠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 “그럼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란 주장이 대표적이다. 또 오클랜드가 월드시리즈 우승에 거듭 실패한 요인으로 불펜 약세가 꼽히기도 한다. 이에 대해 빈 단장은 “단기전은 확률이 아니라 운이 좌우한다”고 받아친다.

결국 마무리 가치 논쟁은 ‘야구는 과학이냐’, ‘야구는 심리냐’의 대립으로 귀결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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