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한국 축구를 바꾸고 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박지성은 과거 주장들과 달리 언제나 자유롭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도한다. 특히 선수들과 미팅을 자주 해 요구 사항을 코칭스태프에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야간 훈련도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이 '몸이 근질근질 하다'며 '훈련을 해야 잠을 이룰 것 같다'고 박지성에게 부탁해 이뤄진 것이다.
박지성은 이청용과 기성용(이상 FC 서울), 신영록(부르사스포르) 등 후배 선수들을 만나면 어깨동무를 하는 등 친근하게 대한다. 유럽 진출 방법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에서 뛰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성실히 뛰는 박지성은 다른 선수들을 더 열심히 뛰게 만드는 촉매다. 박지성은 자율을 강조하지만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도 요구한다.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주전으로 못 뛸 땐 가슴이 아프겠지만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라. 나도 처음에는 벤치를 지켰다"고 강조한다. 허 감독이 강압적으로 끌고 가던 스타일을 버리고 자율을 강조하는 부드러운 사령탑으로 변신한데도 박지성의 힘이 컸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캡틴' 박지성의 카리스마에 한국 축구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어 희망이 보인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