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야심’ vs 여우 ‘여유’ … SK-LG ‘잠실벌 빅뱅’

  • 입력 2009년 5월 12일 07시 53분


김성근 vs 김재박, 전략으로 보는 3연전

SK는 4월 14-16일 LG와의 첫 3연전에서 1무2패를 당했다.

‘문학반란’은 시작부터 비틀거리던 LG에 반전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SK도 ‘미리 맞은 매’라고 여긴다. LG에 일격을 당한 ‘덕분’에 위기의식을 갖고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었다는 자평이다.

실제 이후 두 팀은 나란히 8연승을 한 차례씩 달성, 1-2위로 치고 나갔다.

스타트 비중이 절대적인 한국프로야구의 속성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과다.

이런 두 팀이 12일부터 잠실에서 3연전 격돌을 펼친다. SK의 초반 독주냐, LG의 바람몰이냐, 프로야구 초반 판도를 가를 대회전이다.

SK 김성근, LG 김재박 양 감독의 전략을 빌려 판세를 예측해봤다.

○상대팀 평가

SK 김성근 감독은 “LG가 달라졌다”고 단언, 방심할 수 없는 상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진영-정성훈의 가세로 1번부터 9번까지 타선 짜임새가 달라졌고, 다카하시 투수코치의 부임 이래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일 염려한 대목은 흐름인데 “LG가 제일 좋을 때 만났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LG 김재박 감독은 “SK는 준비가 잘 된 팀”이라고 압축했다.

“공수주에 걸쳐 완성도가 있고, 일부 선수들이 이탈해 있어도 안정감을 잃지 않고 있다”고 경계했다.

좋든 나쁘든 악착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SK의 특성을 짚은 셈이다.

○4월 3연전의 복기

1무2패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이진영-정성훈에게 당했다”고 요약했다. 이 선수들의 가세로 기존의 최동수 등 나머지 멤버들의 경쟁을 자극했다는 진단이다.

SK 일부에선 “당시 정리가 안 된 상태였고, 선수가 부족했다”고도 회고했다.

김재박 감독도 SK전 2승1무가 “전 선수단에 자신감과 분위기 반전을 가져왔다”고 인정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선발-불펜은 좋은 형편이 못 되지만 이진영-정성훈이 가져온 상승효과에 점수를 줬다. 양 감독의 시각이 거의 일치했다.

○5월 3연전의 목표

김성근 감독은 “2승”이라고 했다. 단, LG전을 우세로 마쳐도 독주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무승부 제도에 발목이 잡혀서”라고 이유를 달았다. 또 LG가 8연승을 멈췄지만 그 여진은 남아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재박 감독도 “8연승에서 더 이기는 건 욕심이다. 오히려 홀가분하다. SK전 2승1패가 목표”라고 동상이몽의 각오를 밝혔다.

양 팀은 그동안 꾸려온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복안이다.

선발 로테이션에서도 LG는 이범준-봉중근-최원호의 순서를 지키고, SK도 전병두-고효준-송은범의 차례로 나갈 전망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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