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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일 0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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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조광래 감독은 1일 전남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벤치는 윤덕여 수석코치가 대신 지켰다.
선수들이 경기 내용만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를 냉철하게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수비수들이 볼을 걷어낸 후 공격으로 전환하는 타이밍이 너무 늦다”는 나름의 대처법을 알아냈지만 그 대가는 너무 컸다. 이날 패배로 10경기 연속 무승. 가뜩이나 수척해진 조 감독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선수는 바로 전남의 브라질 용병 슈바(29)였다.
슈바는 이날 전반 9분 이천수의 프리킥이 수비 맞고 굴절되자 골문 앞에서 솟구쳐 올라 헤딩슛으로 선제 결승골을 잡아냈다. 전남의 올 시즌 정규리그 홈경기 첫 승. 슈바는 4월 11일 강원전에서 넣은 2골 포함 5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고, 올 시즌 정규리그 6골, 통산 9골(컵 대회 3골 포함)로 득점선두 자리도 굳게 지켰다.
○슈바-천수 위력 조합
박항서 감독은 2007년 말 전남 지휘봉을 잡자마자 슈바를 데려왔다. 슈바는 2006년부터 두 시즌 동안 대전에서 14골 11도움을 올리며 박 감독의 눈에 들었고, 전남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숨을 고른 슈바는 올 시즌 초반 홀로 공격진을 이끌며 고군분투하더니 이천수의 복귀 이후 날개를 단 듯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 감독은 “몸싸움에 능하고 골 결정력이 뛰어난 슈바와 스피드가 뛰어난 이천수의 조합은 위력적이다. 공격력만큼은 두려울 게 없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슈바-이천수가 투 톱을 이룬 2경기에서 전남은 6골을 쓸어 담았다.
○‘총잡이’ 슈바
전남의 올 시즌 화두는 ‘총’이었다. 이천수가 FC서울과의 개막전에서 부심에게 주먹감자를 내보인 후 곧바로 총을 쏘는 시늉을 해 ‘총잡이’란 단어가 크게 회자됐다.
이천수는 총 세리머니로 비록 징계를 받았지만 슈바는 다르다. 슈바는 이전부터 골을 넣으면 총을 쏘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나타냈는데, 최근 전남 팬들이 그에게 ‘총잡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여준 것. 전남 관계자는 “슈바의 총 세리머니를 보면 속이 후련하다. 복덩이인 동시에 총잡이가 바로 슈바”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광양|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ㅣ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화보]슈바, 5게임 연속골…경남, 전남에 2-0 승리 경기 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