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 스페셜] 손민한 위원장?… “롯데는 괴로워”

  • 입력 2009년 4월 30일 08시 01분


노조사태 보는 롯데의 입장

프로야구선수협의 노조 추진 사태를 접한 롯데의 심경은 복잡하다. 수십 억원짜리 장기계약을 해줬는데 정작 ‘노조위원장’을 뽑아놓고 월급 주는 꼴이 됐으니 그렇다.

손민한(사진)은 부상을 이유로 개막 후 한 달이 넘도록 불펜 등판조차 못하고 있다. 이 상황 자체만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그 와중에 구단, 나아가 그룹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으니 서운함을 가질 법하다. 그러나 어찌됐든 ‘내 새끼’인데 내놓고 비판할 수도 없어서 속앓이는 더하다.

롯데 박진웅 사장은 “마음이 편치 못하다”고 표현했다. 박 사장은 “(손민한이 왜 저러는지) 만나서 그 의향을 물어봐야 될 텐데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손민한의 태도에 따라 향후 구단 차원의 조치 여부도 고려하겠다는 자세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손민한에게서 “죄송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자책의 의미라고 이 단장은 해석했다.

실제 롯데가 작년과 판이하게 4월 최하위로 처진데 대해 야구계는 손민한 공백을 핵심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작년 롯데는 손민한-송승준-장원준 선발 3명이 4월에만 3승씩 9승을 해줬는데 지금은 이것이 없다”고 했다. 특히 현대야구는 선발 싸움이 절대적이고, 롯데는 특히 분위기에 민감한 팀인지라 게임 초반부터 선발이 무너지니 대안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단장은 “조만간 손민한을 만나보겠다”고 했다.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이 단장이나 타 구단 단장이나 손민한을 주동자가 아니라 샌드위치맨으로 보고 있는 시선이다. 이 단장은 “곁다리”라고도 했다. 즉 손민한이 표면상 회장이지만 배후에 조종자가 있고, 선수협 내부 세력 구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면이 있다는 관점이다.

심지어 이 단장은 이 사태로 자칫 손민한의 선수 커리어에 지장을 받을까봐 우려하기도 했다. 28일 단장회의에 이어 30일 KBO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선수노조 건은 주요안건으로 올라가 있다. “선수노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마땅한 제어책이 없어 고민이다. 단 선수노조를 들고 나온 타이밍이 난데없기에 그 동기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선수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여 상황을 자극하고 있다’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손민한은 이런 ‘음모’에 휘둘리고 있을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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